2010년보다도 영업시간 늘어… 휴무 없는 비율도 50%
자영업자들이 많은 도소매업과 숙박ㆍ음식점 업종의 영업시간이 5년 전에 비해 훨씬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은 조금씩이나마 줄고 있지만, 레드오션 경쟁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은 영업시간이라도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통계청의 ‘2015년 경제총조사 확정 결과’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사업체의 영업시간 분포는 8~10시간인 곳이 30.8%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12시간(28.5%), 12~14시간(18.3%)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숙박ㆍ음식점업 영업시간을 보면 12~14시간이 28.5%로 가장 많았고, 10~12시간 24.8%, 14시간 이상 20.1%였다. 12시간 이상 영업하는 곳이 48.6%에 이르는 것이다. 이 같은 영업시간은 2010년 조사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당시 숙박ㆍ음식점 영업시간은 10~12시간이 34.8%로 가장 많았고, 8~10시간이 26.5%로 뒤를 이었다.
도소매업 영업시간 역시 상대적으로 길었다. 10~12시간을 영업하는 곳이 33.3%로 가장 많았고, 8~10시간 30.8%, 12~14시간 18.6%였다. 도소매업 중 12시간 이상 영업하는 곳은 32.4%로, 2010년(22.2%)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늘었다.
영업시간이 가장 긴 곳은 예술ㆍ스포츠ㆍ여가 업종이었다. 14시간 이상 문을 여는 곳이 37.9%로 가장 많았고, 8~10시간 20.2%, 12~14시간 14.9%였다. 이들 업종은 월간 휴무일수 현황에서도 열악했다. “한 달에 휴무일이 하루도 없다”도 답한 사업체의 비율은 예술ㆍ스포츠ㆍ여가 업종에서 62.5%로 가장 높았고, 광업(55.8%), 숙박ㆍ음식점업(49.8%), 도소매업(31.5%) 등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자영업자가 종업원이나 아르바이트생과 교대를 하면서 영업시간을 늘린 경우도 일부 있겠지만, 1인 자영업자 또는 가족 무급종사자가 많은 한국의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자영업자가 많은 업종에서 근무시간이 길어지고 휴일이 줄어드는 현상은 전반적인 노동환경과는 반대되는 흐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2010년 2,187시간에서 2015년 2,113시간으로 소폭 줄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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