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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남다른 취임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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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남다른 취임일성

입력
2017.06.2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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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서 프레젠테이션 띄워 놓고 조목조목 설명

"5월 강남에 집 산 5주택 이상 보유자, 53%나 늘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던 중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를 이용해 주거안정에 힘을 모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던 중 파워포인트(PPT) 슬라이드를 이용해 주거안정에 힘을 모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부동산 투기세력에 대한 단호한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그의 취임사는 장관으로서 포부 등을 밝히는 여느 취임사와 달리 최근 집값이 오른 이유를 분석한 프레젠테이션까지 동원돼 연구 자료를 방불케 했다.

김 장관은 23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열고 "최근 집값 급등은 투기 수요 때문이며, 6·19 대책은 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며 "부동산 정책은 투기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대책은 수요를 억제하는 방안에 집중됐으나 시장 과열의 원인을 공급 부족에서 찾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현실은 다르다"며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분석자료를 공개했다.

김 장관은 "올해 5월 무주택자나 1주택자가 집을 산 비율은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그러나 5주택 이상 보유자는 강남4구에서만 무려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구별로는 강남이 58%, 송파 89%, 강동 70%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용산, 성동, 은평, 마포와 같이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에서도 5주택 이상 보유자들이 움직였다"며 "용산 67%, 은평 95%, 마포 67% 증가했다"고 이어나갔다.

그는 집을 구입한 연령대를 보면 이번 과열 현상이 실수요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5월 강남 4구의 주택 거래를 작년 동기와 비교해보면 40~50대가 14% 증가했고 60~70대는 오히려 감소한 반면 29세 이하는 54%라는 놀라운 증가율을 보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우리나라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강남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기라도 한 것일까"라고 반문한 김 장관은 "경제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세대가 개발 여건이 양호하고 투자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만 유독 높은 거래량을 보였다는 것은 편법거래를 충분히 의심할 만한 정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국토는 국민의 집이며, 아파트는 '돈'이 아니라 '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돈을 위해 서민들과 실수요자들이 집을 갖지 못하게 주택 시장을 어지럽히는 일이 더는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며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며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김 장관은 국토부의 중점 정책 과제에 대해 "서민 주거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집 걱정, 전월세 걱정, 이사 걱정 없는 '주거 사다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전월세 폭등으로 인한 주거비 부담이 서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제 더 이상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문제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계약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와 같은 제도 도입으로 세입자와 집주인 간의 권리에 균형점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국토 균형발전 가치 재정립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새만금 등의 핵심사업은 수년간 지속돼 왔으나 지금까지 외형적인 틀을 갖추는 데 치중해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반성하고 "이제는 이들이 실질적인 성장거점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방안들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김 장관은 직원들에게 "줄은 화장실에서만 서자"라고 화두를 던지기도 했다.

학연, 지연 등으로 '줄 대기' 하지 말고 묵묵히 노력해 달라는 뜻이다.

그는 "'낭중지추'라는 말이 있다"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알려질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인사는 줄이 아니라 능력'이라는 조직문화를 직원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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