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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정부, 환부 도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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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정부, 환부 도려냈다”

입력
2017.06.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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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연루 바이루 법무장관 등

공석 4개 자리 발 빠르게 인선

언론 “환부 도려내 위기 끝냈다”

佛 정부도 “혁신 기회” 자신감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21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부인 브리지트 트로뉴 여사와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 부부를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이 21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부인 브리지트 트로뉴 여사와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 부부를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내각 전격 개편에 나섰다. 대선과 총선 내내 마크롱의 중도신당과 연대해 집권에 결정적 역할을 한 민주운동당(MoDem) 소속 장관들이 줄사퇴하면서 예상치 못한 개각이 이뤄졌으나, 마크롱 측은 오히려 ‘환부’를 들어내고 본격적인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21일(현지시간) 국방ㆍ법무장관 등 4개 부처 장관에 대한 새 인선을 발표했다. 이번 주 들어 프랑수아 바이루 법무장관과 마리엘 드 사르네즈 유럽담당 장관, 실비 굴라르 국방장관, 리샤르 페랑 국토부 장관이 각자 연루된 스캔들로 사퇴해 이들 자리가 공석이 됐으나 이틀도 지나지 않아 재빠르게 개각이 단행됐다. 법무장관에는 헌법재판관 니콜 벨루베가, 국방장관에는 국영철도기업 SNCF 중역 출신의 플로랑스 파를리가 지명돼 두 주요 장관 모두 여성으로 채워졌다.

바이루 전 장관은 앞서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최측근인 사르네즈 전 장관과 함께 “새 정부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사임을 발표했다. 민주운동당 대표인 바이루 전 장관은 당이 받고 있는 ‘유럽의회 보좌관 허위채용’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정황상 스캔들에 발목 잡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바이루 전 장관뿐 아니라 사르네즈, 굴라르 전 장관 모두 민주운동당 소속이다. 1기 내각이 꾸려진 지(5월17일) 한 달 만에 집권당 마크롱 대통령의 연대 정당 각료들이 일제히 내각을 빠져나간 것이다.

급작스러운 사퇴 발표 직후 내각의 국정 동력이 상실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불거졌다. 특히 중도파 거물 정치인인 바이루는 대선 초반에 마크롱과 후보 단일화를 이뤄 현 정권 수립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어서 타격이 컸다. 하지만 금세 마크롱 대통령이 이번 쇄신을 발판 삼아 국가 혁신 기회를 잡았다는 분위기로 뒤바뀌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마크롱 대통령은) 스캔들 독이 퍼져나가 국정 운영을 마비시키도록 놔두기보다는, 환부를 도려내 정치적 위기를 끝내기를 택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마크롱 측도 총선 제패 후 여과 없이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의 정당 앙마르슈는 앞서 18일 치러진 총선에서 308석을 얻어 42석의 민주운동당과 결별해도 여전히 과반(289석 이상)을 점한다. 카스타네르 정부 대변인은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 다수당이 돼 국정 운영에 숨통이 트였다. 이제 본격적으로 일해야 할 때”라고 밝혀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연대 세력의 이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외치(外治) 다지기에 나섰다. 그는 이날 보도된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유럽 8개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관해 영국과 ‘실용적 관계’를 재정립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실용주의가 영국과 우리(유럽)의 관계를 결정지을 것“이라며 이민ㆍ국방ㆍ테러 대응에 있어 영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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