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암 사장 취임 후 인원 등 보강
올 들어 2배 늘어 점유율 30%대
자산운용사 인력 입소문도 한 몫
증권사가 자산운용사를 위해 투자, 대출, 자문, 리서치 등의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지서비스(PBS) 시장 규모가 10조원대로 커졌다. 특히 삼성증권의 PBS 사업이 업계 최초로 3조원을 돌파,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증권은 22일 자사 PBS에 가입한 헤지펀드(소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전문 사모펀드) 잔고가 전날 3조6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체 PBS 시장 규모가 이달 초 10조원을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시장 점유율이 30%에 달하는 셈이다. PBS는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모으고 금융당국에 펀드를 신청하는 등 자산운용사가 펀드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제반 업무를 증권사가 도와주는 사업이다.
정부는 지난 2011년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만 이 사업을 허용했다. 현재 PBS 사업을 진행하는 증권사는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6곳이다.
특히 작년 말 1조5,000억원 수준이던 삼성증권의 PBS 잔고는 올 들어 2배로 불었다. 이는 윤용암 사장 취임 후 PBS 사업 관련 인력과 시스템을 보강하는 등 지속적으로 역량을 강화해 온 것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삼성증권이 PBS 업계 1위로 우뚝 선 데는 자산운용사 인력들의 ‘입소문’ 덕이 컸다. 헤지펀드가 도입된 초기에는 대형 자산운용사의 한 사업부 차원에서 펀드 운용을 담당했다. 그러다 경력이 쌓인 전문 인력들이 아예 소규모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를 차리고 나섰다. 삼성증권은 이들을 적극 지원했고 ‘이용해 보니 괜찮더라’는 경험담이 업계에 쫙 퍼졌다. 삼성증권이 고액자산가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운용사들에겐 매력적이었다. 헤지펀드를 운용하려면 우선 자금을 모아야 하는데 든든한 ‘실탄’을 댈 고객군이 삼성증권에 많이 포진해 있었다.
PBS사업은 헤지펀드 시장의 판이 커지면서 함께 성장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헤지펀드 최소 가입금액(5억→1억원)과 운용사 설립요건(자본금 60억→20억원)을 완화했다.
삼성증권은 이르면 9월 초대형 투자은행(IB) 출범 이후에도 PBS로 확보한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할 계획이다. 이기태 삼성증권 PBS사업부장은 "PBS는 금융당국이 한국형 IB 육성을 위해 도입했다는 점과 운용ㆍ자산관리 등 종합적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초대형 IB 사업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며 "향후 발행어음 등 관련 신사업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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