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대형마트 매출 지지부진
트레이더스 31% 성장 등 선전
이마트 전체 매출은 6.6% 올라
신세계, 고양 등 신규매장 출점
그룹 핵심 사업으로 옮길 채비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가 성장 둔화로 고민이 깊은 이마트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마트는 성장 잠재력이 큰 트레이더스로 대형마트 사업의 무게 중심을 옮겨, 창고형 할인매장 1위 업체인 코스트코를 넘어서겠다는 계획이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트레이더스의 매출은 5,8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1.2%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마트의 일반 대형마트 매출 신장률은 2.7%에 불과했다. 지난해 6월 개장한 김해점을 제외하면 이마트 기존 대형마트 사업부문 매출은 1.1% 감소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트레이더스(+31.2%)와 온라인몰(+24.7%) 등의 선전으로 이마트 전체 매출 (5조 8,310억원)은 이 기간 6.6% 증가할 수 있었다.
트레이더스는 지난 2010년 첫 매장을 연 뒤 6년 만에 연 매출 1조원의 벽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트레이더스는 일반 대형마트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취급하면서도 가격은 더 낮춰 알뜰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코스트코가 글로벌 대형마트 시장을 장악해 간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량으로 물건을 사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물건값이 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대형마트보다 창고형 할인매장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연회비를 내고 회원제로 운영되는 코스트코와 달리 트레이더스는 누구나 매장을 이용할 수 있어 호응도가 더 높다”고 말했다.
트레이더스가 이마트의 성장을 주도해 가자 신세계 그룹도 대형마트의 무게 중심을 트레이더스로 옮겨 갈 채비를 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단 한 곳의 이마트 신규 점포도 내지 않기로 했지만, 트레이더스는 ▦김포 풍무 ▦고양 ▦군포에 신규 매장을 열기로 했다. 이에 따라 트레이더스 전국 매장 수는 14개로 늘어난다.
특히 신세계는 내년 중순께 코스트코의 핵심 매장인 ▦서울 양평점 ▦대구점 ▦대전점의 매장 운영권을 되찾아 이 곳에도 트레이더스 매장을 열 계획이다. 양평점 등 매장 3곳의 건물주인 신세계는 1990년대 이곳에서 ‘프라이스 클럽’을 운영하다 외환위기 직후 코스트코에 20년 장기 계약으로 매장 운영권을 넘긴 바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스트코 매출이 3조원대로 트레이더스에 비해 3배가량 많지만 양평점 등이 트레이더스로 바뀌면 양사 매출 격차는 크게 줄어 들 것”이라며 “특히 신세계 목표대로 2023년까지 트레이더스 매장이 50개까지 늘어난다면 시장 주도권을 신세계가 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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