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이동국./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K리그 클래식에 걸출한 토종 공격수가 많지 않다는 건 흔히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올 시즌 상황은 조금 더 심각해 보인다.
토종 골잡이들이 거의 사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누군가는 득점 1위가 포항 스틸러스의 양동현(15경기 11골)이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리그 득점의 전체적인 주도권은 확실히 외국인 선수들이 잡고 있다.
득점 '톱10' 가운데 8명은 외국인 선수들이다. 게다가 '톱10'에 든 양동현과 김신욱(6골ㆍ9위)은 10명 중 가장 많은 경기(15경기)를 소화했다. 외국인 선수들 8명 중에는 데얀(8골ㆍ3위)만이 15경기를 뛰었고 대체로 12~14경기 그라운드에 나와 고득점을 올렸다. 심지어 에반드로(30ㆍ대구FC)는 10경기에서 6골을 몰아치며 득점 5위에 올라 있다.
지난 5년간 시즌별 득점 분포를 기준했을 때 '톱10'에 든 한국 선수들의 수는 올 해 확실히 적다. 2013시즌 5명에서 2014시즌 6명까지 늘었지만, 2015시즌 다시 5명을 기록하더니 지난 시즌에는 3명으로 줄었다. 그리고 올 시즌은 그 수치가 더 감소했다.
해묵은 스타 부재의 과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 5년 간 득점 '톱10'에 자주 들었던 선수는 이동국(38), 김신욱(29ㆍ이상 전북 현대), 이종호(25ㆍ울산 현대) 정도다. K리그 최고의 토종 골잡이였던 이동국은 올 해 출전 기회가 급격히 줄었다. 팀의 15경기 중 9경기를 뛰었고 그 중 7경기는 교체로 출전했다. 득점도 1골에 그치고 있다.
이동국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올 해 출전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물론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 그라운드에 선 시간만큼은 건재한 선수라는 평을 듣고 싶다. 팀에 여전히 도움이 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며 공격수로서의 득점 욕심을 보였다.
리그에서 스타 선수들이 꾸준히 발굴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K리그 하면 떠오르는 공격수가 별로 없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K리그 팬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리그에 스타가 많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대중들은 잘 모르고 팀 서포터즈만 아는 공격수로는 K리그가 발전할 수 없다. 대중이 알만한 선수는 10년 전에도, 지금도 이동국 정도다"고 지적했다.
K리그는 물론 한국 축구 전체를 놓고 봐도 정통 스트라이커의 계보는 이회택(71), 차범근(64), 최순호(55), 황선홍(49), 이동국에서 끊겼다는 말이 나온다.
반면 도움 순위는 한국 선수들이 장악한 형국이다. 올 시즌 도움 '톱10'에선 외국인 선수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최근 5년간 한국 선수들은 매 시즌 도움 '톱10'에 대체로 6~8명 정도가 들었다. 2013시즌 6명을 시작으로 2014시즌엔 8명, 2015시즌엔 6명, 지난 시즌엔 7명을 기록했다. 도움 순위에는 한국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축구의 가장 큰 묘미인 득점 부문은 외국인 선수들의 독차지가 되고 있는 셈이다.
K리그의 영문 표기는 'Korea Professional Football League(코리아 프로페셔널 풋볼 리그)'다. K리그에서 한국 선수는 외국인 선수들을 조력하고, 팬들은 외국인 선수들의 골에 열광하게 되는 현상이 심해지는 것은 조금 안타까운 일이다. K리그 'K'의 의미를 조금씩이라도 되찾아야 한국 축구의 위상도 더 바로 설 수 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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