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에 상장된 A주 중
222개 대형주가 지수에 포함
금융위, 주식시장 점검회의 열어
“외국인 자금 최대 4조 유출 가능”
편입 시점 내년 6월부터 순차적
국내 증시 호조로 영향력 제한적
중국 본토에 상장된 A주가 4번의 도전 끝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에 성공했다. 한국 증시가 받을 영향에 시장의 관심이 크지만 사실상 외국인 자본의 유출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MSCI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연례 시장분류심사에서 중국 A주 가운데 222개 대형주를 MSCI 신흥시장지수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MSCI 지수는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지수와 함께 글로벌 투자의 기준이 되는 척도로, 무려 10조달러 규모의 자금이 이를 참고로 해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SCI지수는 크게 선진국시장지수, 신흥시장지수, 프런티어시장지수 등으로 나뉜다. 중국 A주는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내국인 거래 전용 주식이다. 외국인은 허가 받은 기관투자자만 거래할 수 있다.
중국 당국은 A주를 MSCI 신흥시장지수에 편입시키려고 2013년부터 전방위 노력을 기울였다. 레미 브리언드 MSCI 총괄이사는 "국제 투자자들이 중국 A주의 접근성 개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며 "MSCI 편입을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됐다"고 말했다.
관심은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이다. 같은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돼 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 비중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1992년 MSCI 신흥지수에 들어갔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은보 부위원장 주재로 주식시장 동향 점검회의를 열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중국A주 편입으로 MSCI 신흥지수에서 한국물 비중이 0.23%포인트(15.50→15.27%) 축소됨에 따라 우리 증시에서 6,000억~4조3,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도 1조2,000억~4조1,000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 A주가 MSCI 신흥시장지수에 반영되는 것은 내년 6월부터이고 종목 편입도 몇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뤄지는데다 최근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순유입 규모 등을 고려할 때 당장 우리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 증시의 외국인 투자금 순유입 규모는 12조원에 달했고 올 1~5월도 9조원을 웃돌았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한국 주식 시장이 좋으면 외국인 투자금은 계속 들어올 것”이라며 “2009년 한국이 FTSE 선진지수에 편입했을 때도 투자자금 변화에 대해 전망이 쏟아졌지만 지나고 보니 큰 영향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2,360선을 내줘 11.70포인트(0.49%) 하락한 2,357.53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 자금 유출 등에 대한 우려로 한때 2,346.19까지 밀렸지만 수출 호조 소식이 나오고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줄였다. 중국 A주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보다는 글로벌 증시 약세의 영향이 더 컸다는 설명도 나왔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821억원, 1,891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2,94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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