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 작품들이 한류의 깊이를 더하게 될 겁니다.”
‘한국문학 시리즈’ 산파 역할을 한 판 티 뚜 히엔 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 한국학부 학장은 “한국 문학은 연구하면 할수록 묘한 매력에 빠진다”며 “그 매력 때문에 시리즈 책을 여섯 권이나 내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최소 두 권의 한국문학 번역서 출간을 전제로 시리즈를 출간하는데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한국문학’을 책 두 권에 담기에는 아쉬움이 컸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이번 한국문학 시리즈를 통해 한국 작품들이 베트남의 그것과 얼마나 비슷한지 많은 사람들이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 문학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출간한 시리즈 중 인기를 끄는 작품에 대해서는 오디오북을 발간하고,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계획이다.
이 같이 확신하는 배경에는 한국 작품을 연구하면서 민족성이 유사하다는 점을 확인했기 때문. 그는 “호랑이, 토끼, 거북이 등을 소재로 한 한국 민담에서 정서적으로 베트남과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는 사람들의 가치관이 비슷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 예로 그는 ‘낙랑공주 이야기’와 ‘춘향전’을 들었다. 남편을 위해 자명고를 찢는 낙랑공주 이야기는, 연인을 위해 국보인 활을 부수는 마쩌우 공주 이야기와 닮았고, 춘향전은 ‘쭈 엔 끼에우’ 이야기와 사실상 같은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는 또 “시 한 수로 수나라를 물리친 을지문덕 장군의 이야기는 역시 시를 써서 송나라군을 물리친 이 뜨엉 끼엣 장군의 이야기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히엔 학장은 한국문학 시리즈 발간을 계기로 베트남 내 한국문학 저변 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수도 하노이는 물론 문화 역사의 도시인 후에 지역을 돌면서 홍보와 세미나 대담을 가지겠다는 것이다. 7월 중순부터 주요 도시에서부터 한국 문학 알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특히 이번 한국문학 시리즈가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국 문학 전반을 최초로 조명한 덕택에 벌써 많은 곳에서 관심을 표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아쉬워했다. “일본 작품과 달리 베트남에 소개된 작품이 적어 손에 꼽을 수 있었던 10년 전에 비하며 나아졌지만, 여전히 발굴해 소개해야 할 한국작품들은 무궁무진합니다.”
호찌민=글ㆍ사진 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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