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19)가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독일 구단들이 이승우를 원한다는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마치고 국내에서 휴식 중인 이승우는 오는 26일 스페인으로 출국해 현지에서 본격적인 이적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이승우는 꾸준히 출전할 수 있는 팀을 강력하게 원하고 있어 바르셀로나와 결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독일 일간 빌트는 지난 19일(한국시간) “아시아의 보석이 피터 보츠 감독에게로?”라는 제목으로 독일 프로축구 도르트문트가 이승우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기사를 썼다. 피터 보츠(54)는 도르트문트 사령탑이다. 이어 21일 스페인 일간 문도 데포르티보는 “도르트문트 외에 샬케04도 이승우에게 러브콜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승우의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팀트웰브 측은 “독일 구단들이 영입 의사를 표명한 건 맞다. 독일 외에 프랑스와 포르투갈 팀도 있다. 스페인에서 가서 차근차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우는 먼저 바르셀로나 잔류 여부부터 결정해야 한다. 이승우는 현재 바르셀로나 유소년 시스템의 최고 단계인 후베닐A 소속으로 계약기간은 2018년 6월까지다. 하지만 나이 제한에 걸려 내년부터는 더 이상 후베닐A에서 뛸 수 없다. 성인 팀인 바르셀로나B(2군)로 올라가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리그로 옮기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현재 3부 리그 소속인 바르셀로나B는 다음 시즌 2부 리그 승격이 유력하다. 현재 승격 플레이오프 최종전 1차전 원정에서 라싱 산탄테르를 4-1로 따돌렸고 26일 홈 2차전에서 큰 점수 차로 패하지만 않으면 2부로 올라간다. 스페인 2부는 경기 당 비유럽 선수가 두 명만 뛸 수 있다. 이승우가 바르셀로나B로 가도 매 경기 두 명 안에 들어 꾸준히 출전한다는 보장이 없다. 팀트웰브는 “이승우는 바르셀로나에서 프로 데뷔를 하겠다는 오랜 꿈을 가졌지만 얼마 전 끝난 U-20 월드컵을 통해 일단 경기에 뛰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출전 여부가 팀을 고르는 데 가장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마침 20일 문도 데포르티보도 “바르셀로나가 이승우 측에 (바르셀로나B로의) 승격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팀트웰브는 “해당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 바르셀로나는 여전히 이승우와 함께 하길 원하고 있고 남을 지 떠날 지를 정하는 건 구단이 아닌 선수다”고 반박했다. 언론 보도와 이승우 측 입장이 약간 엇갈리지만 스페인 현지에서도 이승우와 바르셀로나의 헤어짐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만약 이승우가 바르셀로나를 떠난다면 이적료도 협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이승우와 바르셀로나 계약에는 바이아웃(소속 팀 허락 없이 선수와 직접 이적 협상을 할 수 있는 금액) 조항이 있다. 공개되진 않았지만 이승우를 데려가려는 구단들이 선뜻 지불하기는 쉽지 않은 금액으로 알려졌다.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바르셀로나와 덜 주려는 구단 사이에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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