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지도부가 21일 광주에서 ‘뉴DJ(김대중 전 대통령)론’을 꺼내 들며 지지를 호소했다. 19대 대선 패배 이후 당의 호남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호남 정서의 핵심인 DJ를 재소환한 것이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민의당 광주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등에서 “어머니의 품과 같은 광주에서 젊은 DJ를 발굴하겠다”며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인재를 발굴해 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당의 저변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DJ 정신의 핵심인 개혁성과 평화통일 등의 가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혁신을 통해 당의 정체성을 확고히 세우겠다”며 “민생과 평화통일 이슈에서 당의 노선과 정체성을 분명히 해 국민의당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국민들이 분명히 알고 지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뉴DJ론 주창은 시간이 흘러도 유효한 호남 내 DJ의 정치적 영향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뉴DJ론을 주창하며 호남 여론의 반등을 이끌어 낸 바 있으며, 2015년 4ㆍ29 재보궐 선거에서도 천정배 당시 무소속 후보가 뉴DJ론을 앞세워 경쟁 후보를 꺾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DJ를 다시 이야기하는 것은 ‘국민의당이 호남 적통’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의미도 있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뜻도 담겨 있다”며 “이번 광주 메시지를 기점으로 호남 지지율 반등을 위해 당력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또 자신들의 향후 정치적 위치를 ‘문재인 정부의 죽비’라고 규정했다.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사찰에서) 정신이 산만해지고 졸면 정신을 차리라고 치는 것이 죽비”라며 “권력은 견제가 없으면 교만해지고 나태해지는데 국민의당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비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호남의 최대 현안인 금호타이어 문제 해결에도 발벗고 나섰다. 박 위원장과 이태규 사무총장 등은 이날 금호타이어 사측과 노조를 연이어 만나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금호타이어 문제는 호남의 이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국민의당의 관심사항”이라며 “산업은행 관계자를 불러서 얘기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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