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개인 신변의 문제로…”
‘BBQ의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등장했던 금융인 출신 이성락 제너시스BBQ 사장이 취임 3주 만에 사표를 내고 회사를 떠났다. 제너시스BBQ 측에선 “이 사장의 개인적인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지만 최근 벌어진 치킨값 인상 논란과 철회 후폭풍 영향이 적지 않아 보인다. 지난 1일 사장에 취임했던 이 사장은 21일 본보와 통화에서 “전날 사표를 낸 건 맞다. 개인 신변의 문제로 그만두게 됐다”며 말을 아꼈다. 이 사장의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BQ는 이 사장 취임 후 1주일 만에 두 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자 BBQ는 결국 지난 16일 두 손 들고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이 사장은 2009년 신한은행 부행장, 2011년 신한아이티스 대표를 거쳐 2013년 신한생명 대표이사를 역임한 금융전문가이다. 그는 무리한 해외사업과 브랜드 확장에 발목을 잡혀 부진의 늪에 빠진 BBQ의 구원투수로 등판해 주목을 받았다. BBQ는 지난해 매출 경쟁에서 교촌치킨, BHC 등에 역전 당해 3위로 내려앉은 상황이다. 이 사장은 지난 3월 말 지주사인 ㈜제너시스의 대표로 영입돼 2개월 여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현황을 파악한 뒤 3주 전 제너시스BBQ로 자리를 옮겼다.
위기의 BBQ가 재무에 밝은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것을 긍정적으로 봐왔던 관련 업계는 이 사장의 돌발적인 사표에 대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가격인상 논란으로 홍역을 치러 부담감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여전히 윤홍근 회장 중심으로 돌아가는 BBQ의 경직된 조직문화 속에서 이 사장이 소신껏 경영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의 후임은 윤 회장 동생인 윤경주 ㈜제너시스 사장이 다시 맡게 될 전망이다. 윤사장은 이 사장이 맡기 전까지 제너시스BBQ의 경영을 맡아오다 지주회사로 자리를 옮겼었다.
이성원 선임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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