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일본 도시바(東芝)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도시바는 21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막판 다크호스로 부상한 이 컨소시엄에는 국책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 미국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과 한국의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해 한미일 연합으로 불린다.
인수전 초반은 2조2,000억엔(약 22조6,000억원)을 제안한 미국 시스템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미국 사모펀드 실버레이크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 기우는 분위기였지만 결국 판이 뒤집어졌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 진출을 위해 무려 3조엔(약 30조8,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은 애플까지 끌어들이며 전력투구를 했지만 분루를 삼켰다.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 측에 2조1,000억엔(약 21조6,000억원) 규모의 인수액을 제시해 금액 면에서는 열세였지만 기존 경영권을 보장하는 인수전략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해외 기업으로의 기술 유출을 우려한 일본 정부가 간접적으로 지원한 것도 승리의 이유로 분석된다. 다만 도시바메모리와 업종이 같은 SK하이닉스는 각국의 독점금지법 심사를 감안해 출자가 아닌 융자 형태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는 성명을 통해 “선정된 컨소시엄이 민감한 임직원 고용승계와 기술 유출 방지 측면에서 가장 좋은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오는 28일까지 본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 말에는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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