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세종교육청 "학교엔 없는 과목, 골라서 들어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세종교육청 "학교엔 없는 과목, 골라서 들어요"

입력
2017.06.21 09:42
0 0
세종시교육청이 지난 달 운영을 시작한 고교 공동교육과정 드론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드론을 조종해 장애물을 통과하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제공
세종시교육청이 지난 달 운영을 시작한 고교 공동교육과정 드론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이 드론을 조종해 장애물을 통과하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세종시교육청 제공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드론에 대해 훨씬 다양한 정보를 알게 되고, 체계적으로 수업까지 받을 수 있어 정말 좋다. 평소에 드론을 마음껏 날리지 못했는데 기술도 늘고, 여러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더 재미있다”(아름고 1학년 백상렬)

“학교에서 들을 수 없는 수업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돼 진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정말 좋다”(세종여고 1학년 권다빈)

세종시 고교생들은 올해부터 재학 중인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여러 수업을 골라서 들을 수 있게 됐다. 세종시교육청이 지난달 운영을 시작한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 덕분이다. 학생들은 종전의 획일적인 인문ㆍ자연계열 중심의 수업에서 벗어나 거점학교와 방과후 과정을 통해 진로ㆍ적성에 맞춘 교육 기회를 누리고 있다.

캠퍼스형 공동교육 과정은 학교 현장의 문제를 놓고 시교육청이 고민 끝에 내놓은 것이다. 세종시에선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단계적으로 개발되면서 이미 자리를 잡은 기존 학교는 선호하는 반면, 신설학교는 꺼리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또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와 적성에 맞춘 다양한 수업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현실은 과목 선택이 제한돼 있다. 공동교육과정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시교육청이 내놓은 대안이다. 이를 통해 일반고의 역량은 키우고, 학생들의 수업 선택권도 넓히겠다는 게 시교육청의 구상이다.

세종시교육청의 공동교육과정 안내 인포그래픽. 세종시교육청이 지난달부터 운영 중인 공동교육과정 거점학교 및 수업 안내도. 평소 관심이 많거나 필요한 수업을 학교에서 받지 못하는 학생들은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선택해 배울 수 있다. 세종시교육청 제공
세종시교육청의 공동교육과정 안내 인포그래픽. 세종시교육청이 지난달부터 운영 중인 공동교육과정 거점학교 및 수업 안내도. 평소 관심이 많거나 필요한 수업을 학교에서 받지 못하는 학생들은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선택해 배울 수 있다. 세종시교육청 제공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은 권역별 거점학교, 학생 맞춤형 진로전공탐구반 방과후 공동교육, 인근학교 간 시범운영 등 3개 유형으로 진행하고 있다.

권역별 거점학교는 세종시 고교를 권역별로 묶어 학교별로 2~3개의 심화ㆍ전문과목을 개설ㆍ운영하고 있다. 1권역은 세종고와 세종여고, 2권역은 고운고ㆍ두루고ㆍ종촌고ㆍ아름고, 3권역은 도담고ㆍ양지고ㆍ성남고, 4권역은 새롬고ㆍ한솔고ㆍ소담고로 묶었다. 학생들은 토요일과 여름ㆍ겨울 방학을 활용해 주말ㆍ계절학교 형태로 원하는 수업을 듣는다. 강좌는 거점학교 교사를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필요할 경우 국제고나 영재학교 등에서 강사를 초빙토록 했다. 시교육청은 심화과목 13과목, 일반과목 1과목, 예체능 실기 6과목, 전문교과 4과목 등 총 24개 강좌에 33개 반을 운영 중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단위 학교에선 선택 과목을 모두 개설하는 게 어렵고, 제2외국어 등 일부 교과는 교사가 배치돼 있지 않아 학생이 소속 학교에서 공부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거점학교는 2~3개의 심화ㆍ전문과목을 개설해 상호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점학교 공동교육과정에는 현재 461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강좌당 학생수를 13명 이하로 조정하고 내신등급을 산출하지 않는다. 대신 과정평가를 통해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과정을 학교생활기록부 교과세부능력란에 자세히 기록한다.

학생 맞춤형 진로전공탐구반은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 전공 강좌 개설 요구를 반영키 위한 것이다. 인근 대학은 물론, 정부세종청사, 국책연구단지 등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해 학교 교육과정에선 소화하기 힘든 생활과학, 직업교육기초, 상경계열, 자연과학, 공학 등 다양한 수업을 마련했다. 시교육청은 공모를 통해 현직 교사, 대학교수, 대학원생, 국책연구단지 연구원 등 다양한 강사풀도 확보했다. 강좌는 총 90개로 수요반, 오후반, 토요일 오전ㆍ오후반으로 나눠 개설했으며, 일반고 학생 1,515명이 참여한다. 시교육청은 학생 선호도가 높은 강좌를 권역별로 개설해 보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독일어처럼 소수의 학생이 참여하는 강좌는 특정학교를 거점학교로 지정해 개설한다.

시교육청은 이와 함께 신설학교인 3생활권 소담고를 교육과정 특성화 혁신고교로 지정, 인근 보람고와 연계하는 소담고ㆍ보람고 간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소담고에선 3ㆍ4교시 교양과목을 인문ㆍ사회 논술, 보람고에선 수리ㆍ과학논술로 개설해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선택토록 했다. 점심 시간 이후엔 5ㆍ6교시를 이용해 연합 동아리 활동도 진행한다.

아직 시행 초반이지만 공동교육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글쓰기 수업을 듣는 김서원(종촌고 1학년)양은 “논술을 체계적으로 배우면서 사회에 대한 생각도 넓어지는 것 같다. 글을 어떻게 줄이고, 또 강조해야 하는지도 알게 돼 수업을 듣길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소영(아름고 2학년)양은 “평소 관심이 많은 의료영상 수업을 듣는데 그 동안 몰랐던 걸 많이 알게 됐고, 생활기록부에 기록돼 관련학과에 진학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고교 교육력 제고로 고교 상향 평준화의 정착을 도모하고, 모든 고교가 하나의 복합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구현해 세종형 미래 고교 교육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