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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박채윤, 중동진출 지원 서울대병원 교수에도 금품

입력
2017.06.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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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서 “서창석 병원장처럼 선물”

고위보직 교수진 도덕성 해이 논란

’비선 진료'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씨의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비선 진료' 성형외과 원장 김영재씨의 부인 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인 김영재씨 부인 박채윤(48ㆍ수감 중)씨가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이외에 같은 대학병원 고위직 교수에게도 비싼 양주와 고액 상품권을 건넸다고 진술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업 목적성으로 이루어진 고가 선물 공세에 비춰 서울대병원 고위보직 교수진의 도덕적 해이를 드러내는 정황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19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의료기기업체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 박채윤씨 특검 진술(올 2월 8일) 내용에 따르면, 박씨는 “2016년 2월 초순 서울대병원의 중요 보직을 맡았던 B 교수에게 발렌타인 30년산 위스키와 백화점상품권 100만원어치를 직접 건넸다”고 말했다. 김영재씨 부부에게 각종 특혜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 서 병원장에게 금품을 건넸을 때(본보 20일자 12면)와 동일한 선물을 줬다는 것이다. 특검은 고가 선물을 잇따라 제공했다는 박씨 진술을 확보했지만, 서울대 교수들을 상대로 적절한 조사와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박씨의 선물 공세는 당시 자신의 해외진출 사업 등 주요 현안이 서울대병원과 관련돼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2014년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연결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측과 협상을 벌였다. 박씨는 현지에 파견할 의사 2명을 트레이닝하고 임상연구를 지원할 병원을 찾아야 했다.

그러던 중 2015년 5월 대통령 주치의이던 서 병원장에게 연락이 와서 분당에서 몇몇 교수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분위기는 안 좋았다. 박씨는 “서 병원장이 ‘B 교수가 중요하다. 그 분이 9부 능선이니 그의 관심을 구하면 된다’고 해서 B 교수를 찾아갔다”고 말했다. 그 해 7월 초부터 B 교수와 관련 일을 진행했다는 게 박씨 설명이다.

B 교수는 이후 박씨 측에 “오병희 (당시) 병원장이 안 수석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전했고, 실제로 8월 11일 서울 종로구 S 한정식집에서 모임이 성사됐다. 박씨 업체와 서울대병원 간의 협약 체결 등이 논의된 이 자리에는 당시 대통령 주치의였던 서 병원장과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 그리고 B 교수도 있었다. 이후 B 교수는 박씨에게 계약 맺기를 주저하는 오 병원장의 속내를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 협약 체결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아 박씨가 난감함을 드러내자 B 교수는 계속 “안 수석과 15분 정도로 한 번만 더 보게 해주면 바로 OK가 된다”고 말했다는 게 박씨 진술이다.

박씨는 조사에서 “김진수 비서관이 ‘서울대 ○○들 웃기는 놈들이다. 박 대표 일을 빌미로 사학연금이나 중동에서 운영 중인 전문병원 관련 계약 건 등 서울대 쪽 민원만 제출한다’고 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일보는 B 교수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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