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우리나라 국민들이 지출하는 의료비 중 20%가 불필요한 것이라며 ‘과잉 진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프란체스카 콜롬보 OECD 보건국장은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의 주최로 열린 ‘건강보장 4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에서 지출하는 의료비의 20%가 불필요한 입원이나 수술, 응급실 방문 등에 해당돼 비효율적이거나 낭비되고 있다”고 밝혔다. 콜롬보 국장은 “한국 환자의 입원 기간은 OECD 평균인 8.1일보다 두 배 이상인 16.5일에 달하고, 불필요한 당뇨 환자의 입원도 인구 10만명당 310.7명으로 OECD 평균(149.8명)의 두 배 이상”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런 자원의 낭비를 줄여 의료 접근성과 보장성을 높이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급속한 고령화에 대비해 보건의료 재정을 다양화하고 예방과 자기관리를 장려하는 등 보건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럽 등 주요국가에서는 질병 별로 진료비가 정해지는 포괄수가제가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을 찾는 횟수 등으로 진료비가 정해지는 행위별수가제 체제여서 과잉진료를 낳고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옥륜 전 서울대 보건대학원장은 “건강보험 보험급여의 보장성이 63.2%에 머물러 있는 것이 가장 큰 취약점이며, 낮은 보장률은 곧 국민의 과도한 의료비 부담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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