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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현장]‘택시운전사’ 송강호X유해진X류준열, 암울한 시대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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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현장]‘택시운전사’ 송강호X유해진X류준열, 암울한 시대의 희망

입력
2017.06.2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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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지숙 기자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지숙 기자

영화 ‘택시운전사’의 송강호-유해진-류준열이 뜨거웠던 1980년의 광주를 스크린에 따뜻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는 장훈 감독, 배우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 등이 참석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를 태우고 광주로 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앞서 ‘변호인’ ‘밀정’ 등에 출연했던 송강호 역시 무거운 현대사를 표현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에 처음엔 역할을 고사하기도 했다. 송강호는 “너무 아픈 현대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마음에 부담감이 있었다. 역사의 큰 부분을 송강호라는 사람이 감당할 수 있을까란 두려움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야기가 내 마음 속을 떠나지 않고 점점 커지더라. 힘들지만 뜨거운 열망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암울한 시대상을 소재로 했지만 ‘택시운전사’는 너무 무겁지 않게 풀어낸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고지전’ 등을 연출했던 장훈 감독의 4년 만에 메가폰을 든 작품으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념적인 이야기나 비장한 사명감보다는 상식과 양심에 대해 묻는다. 이에 대해 송강호는 “이 영화를 통해 ‘아픔을 되새기자’가 아니라 희망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아픈 역사와 비극을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에 작든 크든 희망을 노래하자는 마음이다. 그래서 포스터의 환한 웃음이 이 영화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송강호와 장훈 감독은 ‘의형제’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춘 것이다. 송강호는 “장훈 감독은 워낙 차분하고 말씀이 많은 분이 아니다.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않아도 동질감을 항상 느낀다. 성실하고 작품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지점이 놀라운 분이다”고 극찬했다.

극중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피터) 역으로는 할리우드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외국에서 한국의 심상찮은 상황을 듣고 신분을 감춘 채 광주로 향한다. 장훈 감독은 “처음 캐스팅 됐다고 했을 때 나도 놀랐다. 초반엔 할리우드 배우 중 캐스팅 얘기도 있었지만 독일 배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토마스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출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배우가 읽어보고 마음에 들어 했다. 첫 미팅 때 우리는 설득을 하려고 갔는데, 저녁 식사 대접까지 받고 기분 좋게 시작했다”고 전했다.

송강호는 앞서 영화 ‘설국열차’에서 할리우드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봤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때는 도망을 갈 수 있었는데 이번엔 택시 안에서 둘이 있기 때문에 어색했다. 짧은 대화는 가능하지만 긴 대화는 서로에게 피곤만 준다. 지난해 여름이 정말 더웠지 않나. 야외 촬영이 많았지만 웃음을 잃지 않더라. 대단하신 분이다”고 토마스 크레취만에 대해 말했다.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지숙 기자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지숙 기자

또 유해진이 맡은 황태술은 먼 길을 달려온 이들에게 소박한 진수성찬을 대접하는 따뜻한 소시민이다. 장훈 감독은 “그가 맡은 황태술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광주시민임에도 불구하고 외부 사람들을 다독이는 멋진 캐릭터다. 푸근한 인간미가 있는 유해진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그의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극중 류준열은 대학가요제에 나가는 것이 꿈인 스물 두 살의 광주 대학생 구재식 역을 맡았다. 시위대 중 유일하게 영어 회화가 가능해 만섭의 택시를 함께 타고 다니며 피터의 취재를 돕는다. 류준열은 태어나기 전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찍은 소감으로 “특별히 부담이진 않았지만, 내가 전혀 겪어 보지 못한 시대를 그리기 때문에 도전이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류준열은 대 선배인 송강호와 유해진과 호흡을 맞춘 것에 대해 “젊은 배우라면 송강호-유해진 선배와 함께 일하는 게 버킷리스트가 아닐까 싶다. 현장에서 내게 툭툭 조언해주시던 것이 숙소에 가면 계속 떠올랐다. 유해진은 첫 인상이 푸근하고 털털하셨는데, 촬영장에서는 날카롭고 카리스마가 있다. 배우가 역할을 만나는 순간을 보면서 감동 받았다”고 이야기 했다. 오는 8월 개봉.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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