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피의자 신문조서 입수
“서울대병원장 취임 전에
백화점 상품권ㆍ위스키 선물
취임 후에도 명품 넥타이ㆍ벨트”
김영재 부부에 특혜 의혹에도
특검, 徐 금품 수사 안해 논란
최순실(61)씨 단골 성형외과 원장인 김영재(57)씨의 부인 박채윤(48ㆍ수감 중)씨가 서창석(56ㆍ사진) 서울대병원장에게 각종 명품과 고급 양주, 고액 상품권을 건넸다고 진술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 병원장이 김영재 부부에게 각종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여전한데,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런 진술을 확보하고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아 논란이 일 전망이다.
19일 한국일보가 입수한 의료기기업체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 박채윤씨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박씨는 “2016년 2월 초순, 설 직전에 서 병원장께 발렌타인 30년산 (위스키) 1병과 백화점 상품권 100만원치를 드렸다”고 진술했다. 올 2월 8일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으면서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 서 병원장은 분당에 가 있어서 교수실 여직원에게 (양주와 상품권을) 맡기고 왔다”고 털어놨다.
박씨의 선물 상납은 서 병원장 취임 뒤에도 이어졌다. 박씨는 “그 해 6월쯤 서 병원장께 취임 축하인사차 찾아 뵙고 에르메스 벨트와 에르메스 넥타이를 하나씩 갖다 드린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벨트가 100만원이 넘으니까 총 금액은 150만원 정도”라고 덧붙였다.
박씨의 서 병원장 관련 진술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부부에게 루이뷔통 가방, 에르메스 스카프(100만원 상당), 루이 13세 양주(시가 100만원 상당), 자녀 결혼식 축의금 1,000만원 등을 줬다고 검사에게 털어놓고서 나왔다. 고위 인사의 환심을 사기 위한 박씨의 선물 공세가 안 전 수석 쪽이나 서 병원장에게 비슷하게 이뤄졌던 것이다.
하지만 특검은 안 전 수석을 뇌물수수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박씨도 안 전 수석 부부에게 4,900여만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구속 기소해 지난달 징역 1년의 실형을 받게 했지만, 서 병원장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확인해 줄 수 없다. 검찰에 (자료가) 다 넘어가 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서 병원장 취임 뒤 김영재 부부는 특별 대우를 받았다. 김 원장은 그 해 7월 전문의도 아닌데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외래교수로 위촉됐다. 박씨 업체의 성형용 ‘리프팅 실’도 서울대병원에 납품됐다. 다만, 특혜 논란으로 김 원장은 2주 만에 해촉됐다.
서 병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주치의와 병원장이 되는 과정에 최순실 일가 주치의인 이임순 교수의 영향력이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는 이 교수를 통해 박씨 연락처를 알고 먼저 연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최근 서울대병원이 고 백남기씨 사망 원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뒤늦게 바꾸면서 궁지에 몰린 처지이기도 하다. 한국일보는 박씨 진술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서 병원장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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