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청, 최종안 내놓고 3년째 공회전인 사업 이달 중 확정 방침
시민단체ㆍ환경단체 이견은 여전해 이번에도 흐지부지 우려
금개구리(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보전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지지부진한 세종시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 중앙공원 2단계 사업이 이달 중 본격화할 수 있을 지 지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행정도시건설청이 최종안을 이달 중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시민ㆍ환경단체 간 이견차는 여전해 사업이 공전을 거듭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여전하다.
18일 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에 따르면 세종시 연기면 국립수목원 예정지와 금강 사이 장남평야에 1,2단계로 나눠 중앙공원(140만9,307㎡)을 조성 중이다.
건설청 등은 2011년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사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었으나 그 해 말 장남평야에서 금개구리가 발견되면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금개구리 보호책을 고민하던 건설청과 LH는 2단계 사업지구 내 논과 습지 등 보전지역을 종전의 배에 이르는 54만㎡로 확대했다. 1단계 사업은 올 3월 착공해 2019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 변경에 대해 시민단체와 환경단체가 반발하면서 2단계 사업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세종시 신도심 주민들이 주축이 된 입주자대표협(입대협)과 중앙공원바로만들기시민모임(시민모임)은 논 경작지를 아예 없애고, 이용형 공원으로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세종생태도시시민협의회(생태협)은 논 경작지를 유지하고, 이 곳에 금개구리를 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청과 LH는 금강유역환경청, 세종시, 입대협ㆍ시민모임, 생태협 등이 참여한 다자간협의체를 꾸려 4차례에 걸쳐 회의를 가졌지만 아직까지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사업은 3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사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한 건설청과 LH는 지난달 양 측의 의견을 반영한 최종안을 내놨다. 추가 설득작업을 벌이고, 의견을 수렴한다는 단서는 달았지만 사실상 이달 중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종안의 골자는 논 경작지와 경관작물 등을 두는 ‘공생의 들’ 안에 금개구리 서식지를 두는 것이다. 공생의 들은 총 21만㎡로 경관작물 군락지와 각종 체험행사 공간을 도입해 실제 금개구리 서식지는 애초 계획보다 축소될 전망이다. 공생의 들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엔 도시연계구역, 자연미술공원, 경관숲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건설청이 최종안을 내놨지만 양 측의 입장은 사실상 변한 게 없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금개구리 보전은 공감하지만 논 경작지를 유지하고, 그대로 현 위치에 금개구리를 두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논 경작지를 없애고, 제3의 대체서식지로 금개구리를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태협 측도 “논 면적과 금개구리 보전구역의 지속적인 축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최종안은 이충재 청장의 과도한 치적 쌓기 욕심의 산물에 불과하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처럼 반발 여론이 여전하지만 건설청은 상반기 중 최종안을 확정 짓고, 사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건설청 관계자는 “현재 최종안을 바탕으로 한 2단계 사업구역의 기본계획을 마련하는 중”이라며 “그 동안 협의를 통해 어느 정도 접점은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양 측의 입장을 더 듣고 기본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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