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2,3번 전국 영업점 찾아
직원 목소리 들으며 ‘현장 경영’
“고객이 원하는 것이 곧 은행의 수익”
“고객이 하자는 대로만 하면 은행은 바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고객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는다. 직원들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계속해서 현장을 찾는 이유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항상 현장을 강조한다. 지난해 12월말 취임 이후 해외 출장 기간이 아니면 주중 2,3번은 꼭 시간을 내 전국 영업점을 찾아간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영업점 직원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취임 당시 김 행장이 “임기 동안 모든 영업점을 찾는 현장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제 김 행장은 지난 16일까지 123개 영업점을 찾아 직원 2,269명을 만났다.
김 행장은 지난 5일 서울 을지로 본점 인근 삼겹살집에서 직원 35명과 ‘번개모임’을 갖기도 했다. 당일 오전 김 행장이 직접 행내 인트라넷으로 번개모임을 제안하고 참석자를 모집했는데 250여명이나 참여 의사를 밝혀 어쩔 수 없이 선착순으로 35명으로 끊었다. 갑작스러운 제안이었지만 경남 창원에서 일하는 직원까지 상경했다.
김 행장은 직원들을 찾아가는 현장 경영의 배경에 대해 “고객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고객들이 원하는 금융상품, 금융서비스는 은행 수익과 직결된다. 김 행장은 “그 동안 은행들은 먼저 기준을 만들어 놓고 고객들에게 따르라고 강요했는데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며 “고객이 하자는 것을 은행이 따르면 수익은 자연스레 뒤따라온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김 행장은 본점 직원들에게 영업점 직원들의 이야기를 자주 듣고 원하는 사항을 반영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은행 수익의 원천인 영업점 직원들이 본점 입장에서 보면 고객이기 때문이다.
김 행장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중소기업ㆍ벤처 육성 방안이 기업은행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기벤처부가 출범할 경우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기업은행의 역할도 커질 수 밖에 없다. 김 행장은 “정부 부처간 역할 재조정을 통해 기업은행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며 “중소기업 성장단계별로 애로사항을 해소하는 데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개입하는 ‘동반자 금융’을 새롭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창업기업에겐 대출자이면서 동시에 컨설턴트, 멘토, 투자자 역할까지 수행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중소기업들에게 해외 네트워크를 통한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인수ㆍ합병(M&A) 활성화 등으로 자금회수와 사업확대도 돕겠다는 계획이다. 김 행장은 “현재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만들면 저리 대출과 신입직원 월급 50만원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등을 운용하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도 기업은행이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투자유치와 해외 은행 인수에도 김 행장의 관심이 높다. 김 행장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프랑스와 영국 등을 방문해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 2,3곳을 인수하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행장은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하기 좋은 은행으로 만들기 위해 수익성을 더욱 높일 계획”이라며 “인도네시아의 경우 외환과 기업대출 특화 은행을 인수할 예정인데 연말 혹은 내년 초면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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