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특보 임명 당시 “당혹”
곧이어 고사 의견 전달해
文특보엔 靑 경고… 활동 제동
안보실 2차장 후임도 못 정해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이 휘청거리고 있다. 김기정 국가안보실 2차장의 중도사퇴로 안보사령탑이 불안전한 가운데 통일외교안보특보마저 손발이 맞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홍석현,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사실상 가동정지 상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홍 전 회장의 특보직을 해촉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중앙일보는 이날 사고(社告)를 통해 “(홍 전 회장이) 특보 지명 발표 당일 당혹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곧이어 고사하겠다는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고, 청와대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주미대사 출신으로 미국 사정에 정통한 홍 전 회장은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약점으로 거론되는 대미 인맥을 보완할 키맨으로 꼽혔다. 문 대통령도 앞서 특보를 임명하며 “앞으로 두 분은 새 정부의 통일외교 안보 정책 기조와 방향을 저와 함께 논의하고 챙겨나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홍 전 회장은 특보 임명 당시 “저와 상의를 하지 않고 발표를 해서 조금 당혹스럽다”면서 진작부터 엇박자를 노출했다.
문정인 특보는 미국에서 연일 청와대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문 특보는 미국 싱크탱크 세미나와 특파원 간담회에서 잇따라 “북한이 핵ㆍ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한ㆍ미 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한미 양국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청와대가 엄중 경고를 하면서 향후 공개활동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기정 전 2차장의 후속 인선도 2주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한미정상회담을 불과 열흘 앞둔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야 할 외교안보라인이 오히려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청와대가 외교안보라인의 조속한 안정을 꾀한다는 목표로 서둘러 인선을 하는 과정에서 조율을 소홀히 한 게 도리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평가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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