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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군납비리 내부고발자에 부적절한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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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군납비리 내부고발자에 부적절한 전화

입력
2017.06.1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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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후보자 해군 총장 재임시절

계룡대 근무지원단 비리 사건

지난달 장관 후보로 거론되자

김영수 前 해군 소령에 전화

“부패한 사람이란 인식 바꿔줘야

나에 대한 말 어떻게 할 거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해군 참모총장 재임 시절 불거진 계룡대 군납비리 사건의 내부 고발자에게 전화를 걸어 회유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28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 사건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송 후보자의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에 올랐다.

본보가 19일 입수한 A4용지 15쪽 분량의 녹취록에 따르면, 송 후보자는 지난달 12일 김영수 전 해군 소령에게 전화를 걸어 “언론에서 (국방부 장관) 임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한다”며 계룡대 군납비리 사건을 두고 닦달하기 시작했다. 대선 직후 각료 인사발표가 시작되면서 송 후보자가 가장 유력한 국방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던 때다.

계룡대 근무지원단 군납비리는 비공개 수의계약으로 9억여 원의 손실을 입힌 사건이다. 김 전 소령이 2006년 문제를 제기했지만 묵살되다가 2009년에서야 국방부가 비리를 확인해 31명을 형사 처벌했다. 하지만 김 전 소령은 양심선언의 책임을 지고 군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송 후보자는 “당시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며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송 후보자는 이어진 통화에서 “내가 마치 비리를 비호하고 김영수를 핍박시킨 것으로 언론이 몰아가고 있다”며 “내가 1원이라도 받았으면 배를 가를게”라고 격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김 전 소령은 “법무, 기무, 헌병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했다”면서 “군납비리가 아니라 진급비리까지 포함된 해군의 총체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송 후보자는 “난 보고받은 것을 은폐하지 않았다”면서 “내가 부패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바꿔줘야 할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또 “나에 대한 말은 어떻게 할거냐”고 집요하게 다그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소령은 “사실대로만 이야기 하겠다”면서 “총장님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아울러 “군납비리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만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다급해진 송 후보자는 “내가 잘못한 건 아니잖아”라며 “도와달라는 얘기가 아니라 송영무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사실대로만 얘기해달라”고 읍소했다. 그러면서 “평가하지 않겠다고 하면 90%는 부정적인 것 아니냐”, “그렇다면 나를 돕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재차 도움을 요청했지만 김 전 소령은 확답을 하지 않았다. 송 후보자는 “내가 비리를 은폐하거나, 인사나 진급에서 1원이라도 먹었다면 사퇴한다”고도 했다.

김 전 소령은 앞서 국회 국방위에서 인사 청문회 증인 출석을 요청 했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논란이 커지자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어찌됐건 송 후보자와의 대화내용이 외부로 공개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후보자는 “계룡대 군납비리를 둘러싼 소문이 내가 알고 있는 사실관계와 달라 제대로 확인시켜 주기 위해 김 전 소령과 통화한 것”이라며 “청문회를 앞두고 회유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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