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3ㆍ4호기, 천지 1ㆍ2호기 백지화 가능성

19일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앞에서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주민협의회 회원들이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계획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고리 원자력발전소 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서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ㆍ6호기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반응이 미묘하게 엇갈렸다. 원자력계와 일부 지역 주민들은 일방적으로 건설 중단을 선언하지 않았다며 한숨 돌리는 분위기고, 시민단체와 또 다른 주민들은 공약에서 한발 물러선 유보적 입장이라며 서운해하고 있다.

공정률이 30%가 채 안 되는 신고리 5ㆍ6호기는 이미 1조4,000억원 가량이 투입된 데다 여러 기업이 참여하고 있어 건설이 중단되면 피해 보상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탈(脫)원전’ 정책의 상징적 의미가 큰 만큼 건설을 지속하기도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합의’가 어떻게 결론이 날지에 따라 향후 탈원전 정책 속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월성 1호기 역시 원전 정책의 뇌관이다. 수명연장으로 소송에 휘말려 강제 중단될 위기에 몰려 있다. 지역 주민들은 수명연장을 결정한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월 법원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를 근거로 주민들은 월성 1호기를 즉시 중단해달라며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달 말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법원이 원고 측 요구를 인용하면 월성 1호기는 즉시 멈춘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이날 월성 1호기에 대해 “가급적 빨리 폐쇄하겠다”고 약속했으니 법원의 판단에 더욱 관심이 쏠리게 됐다.

문 대통령이 “전면 백지화”하겠다는 신규 원전은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건설 준비 중인 신한울 3ㆍ4호기(울진), 천지 1ㆍ2호기(영덕)와 부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2기 등 총 6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중 가장 진행이 빠른 신한울 3ㆍ4호기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달 설계를 중단했고, 천지 1ㆍ2호기는 부지 매입 절차를 보류했다. 아직 착공하지 않은 만큼 이들 6기는 탈원전 정책이 확정되면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은 신고리 4호기(울산)와 신한울 1ㆍ2호기(울진) 등 3기가 더 있다. 이들은 공정률이 100%에 가까워 정부로서도 중단을 언급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원전 정책은 이들 3기와 현재 가동 중인 24기를 합친 총 27기를 안전하게 운영하되, 향후 수명연장 없이 해체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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