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측 기존안 고집 강수
채권단, 박 회장 경영권 박탈 검토
담보 지분 40% 매각 논의할 듯
금호산업 이사회가 19일 금호타이어 매각을 좌우할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기존 조건을 재확인하는 강수를 뒀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에 따라 조만간 회의를 소집해 매각 방해를 이유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타이어 경영권 박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이 박 회장과 채권단 간 정면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금호산업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금호’ 브랜드 및 기업 가치 훼손을 방지하는 최소한의 조건으로 산정된 원안을 아무런 근거 없이 변경할 수 없다”며 “산업은행은 금호산업과 어떤 사전협의나 조율 없이 임의로 더블스타와 상표권 관련 합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호산업 이사회는 지난 9일 ▦사용기간 20년 보장 ▦매출액 대비 0.5% 사용 요율 ▦독점적 사용 ▦해지 불가 등을 조건으로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허용하겠다고 결의했다.
채권단과 금호산업 간 상표권 사용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음에 따라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은 더욱 꼬이게 됐다. 현재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상표권 사용 조건과 관련해 ‘5+15년’, ‘사용 요율 0.2%’의 조건을 내놓고 금호산업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채권단은 이날 금호산업의 결정으로 박 회장이 사실상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과 관련해 협조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 이르면 이번 주 내 담보로 잡고 있는 박 회장의 금호홀딩스 지분 40%를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홀딩스는 그룹 지주사인만큼 채권단이 담보권을 실행해 지분을 팔면 박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흔들 수 있고, 더욱이 조만간 발표될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경영평가가 2015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D’(부진)일 가능성이 높아 채권단이 박 회장에게 위임한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박탈해도 명분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 관계자는 “상표권 사용과 관련 산업은행의 최초 요구안을 금호산업이 수용하지 않은 것은 사실상 매각 방해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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