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일제히 올랐다.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6월 이후 역대 최저 수준(1.25%)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과 한국은행의 긴축 움직임 등이 맞물리면서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의 변동폭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금리 인상이 시작된 모습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6일 신한ㆍ국민ㆍ우리ㆍ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6개월 코픽스 기준)가 일제히 0.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시장금리 상승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변동금리 대출은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할 때 기준으로 삼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에 따라 오르내린다. 지난 5월 신규 코픽스금리(1.47%)가 다섯달 만에 0.01%포인트 오르면서 이를 반영하는 은행권 주택대출 변동금리가 상승한 것이다.
당분간 변동금리는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6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채금리도 뛰고 있다. 과거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이른바 ‘출구전략’ 신호를 보내면 먼저 채권금리가 뛰면서 대출금리도 함께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대출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 역시 덩달아 커진다는 점이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0.5%포인트만 올라도 가계의 이자부담이 연간 4조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같은 기준으로 빚을 제때 갚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실가구는 3만3,000가구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땐 증가하는 부실가구 규모가 7만3,000가구로 늘어난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