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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보증중단에 부동산 규제 발표 앞두고 숨죽인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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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보증중단에 부동산 규제 발표 앞두고 숨죽인 시장

입력
2017.06.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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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7,8월은 분양시장 비수기라 이달에 분양을 못하면 사실상 일정을 8월 말 이후로 미뤄야 한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한 달 이자만 5억원이 넘는데, 암담하다.”(A건설 관계자)

“이달 초 11억8,000만원까지 올랐던 개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41㎡ 호가가 17일 3,000만원이나 떨어졌다. 당분간 거래가 없을 것 같다.”(서울 개포동 B부동산중개업소 대표)

부동산 시장이 정부의 대책 발표를 앞두고 숨죽이고 있다. 과열의 진원지로 꼽힌 강남권에선 거래가 실종되고 호가가 하락하고 있다. 이번 주 초 부동산 대책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도 약화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신규 아파트 분양보증을 중단하면서 건설사들의 분양 일정엔 곧 바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둘째 주(12~16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3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주 상승폭(0.45%)보다 0.13%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그간 가격 상승을 이끌어 온 재건축 아파트의 매매가 상승률(0.32%) 역시 전주(0.7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부동산 중개업소의 휴업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합동 단속반을 투입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진 지난 12일부터 거의 대부분의 복덕방이 문을 닫은 상태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사무실 문을 잠근 채 부근 커피숍 등에서 잔금 처리 업무 등을 보는 통에 카페만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거래가 사라지면서 호가도 제자리이거나 하락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 3단지 102㎡의 경우 이달 초 10억원에서 18일 9억7,000만원으로 떨어졌다.

HUG가 지난 16일부터 신규 아파트 분양보증을 중단한 것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는 30일 견본주택을 열기 위해 마무리 공사에 주력하던 A사는 모델하우스를 개관할 수도 없게 됐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신규 아파트 분양보증 중단으로 당장 이달에만 전국에서 33개 단지가 분양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6월 전국에서 분양하는 59개 아파트 단지 중 지난 16일까지 분양을 마친 22곳과 분양보증을 받지 않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분양단지 4곳을 제외한 사업장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분양보증 없이는 분양이 힘들기 때문에 6월 일정을 7,8월로 미룰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보증은 시행사가 파산할 경우 청약자들이 낸 분양대금을 HUG가 보상해주는 제도다. 분양보증이 없으면 지방자치단체의 분양 승인을 받을 수 없어 신규 분양이 불가능하다.

이달 서울 은평구 수색동에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 1,192가구를 공급하려던 롯데건설도 분양 일정을 연기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분양일정을 7월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의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대우건설의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 등 6월 공급 계획을 세웠던 단지들도 잇달아 분양 일정을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PF 대출 이자를 비롯 제반 비용도 더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미 분양보증 받은 단지의 견본주택은 주말 내내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경기 남양주 다산지금지구에 공급되는 ‘신안인스빌 퍼스트포레’ 견본주택에는 지난 16일 개관 이후 3일 동안 3만5,000여명이 몰렸다. 같은 날 문을 연 충남 천안의 ‘두정역 효성해링턴 플레이스’에도 2만7,000명이 다녀갔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11ㆍ3대책 때부터 법적인 분양 인허가 기관도 아닌 HUG를 통해 분양 물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일방 통보로 민간 건설사의 분양물량 통제에 나선 정부가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HUG는 지난 16일 분양을 앞둔 건설사에 ‘신규 분양보증 발급을 잠정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지난해 11ㆍ3대책 발표 때도 HUG는 분양보증 발급을 같은 달 14일까지 중단한 바 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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