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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세젤귀

입력
2017.06.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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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단어의 음절을 축약해 신조어를 만들거나 아예 각 음절에서 모음을 빼고 첫 자음만 나열해 단어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을 줄인 ‘세젤귀’를 사용해 ‘세젤귀 미모를 뽐내다’ 등으로 쓰거나 ‘이거 레알 반박 불가’에서 첫 자음만 나열해 ‘ㅇㄱㄹㅇ ㅂㅂㅂㄱ’라고 쓰기도 한다.

개방형 국어사전인 <우리말 샘> 사전에는 ‘세젤귀’ 이외에도 ‘피가 거꾸로 솟다’를 줄인 ‘피꺼솟’과 ‘글쓴이를 설레게 하는 리플’을 줄인 ‘글설리’,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를 줄인 ‘복세편살’ 등의 말들이 등재되어 있다.

<우리말 샘> 사전은 표준어 외에 신조어와 방언까지 모두 개방형으로 올릴 수 있어서 이상의 신조어들을 등재하고 있지만 모두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는 단어들이다.

한글맞춤법의 준말 규정을 보면 ‘어제저녁’을 ‘엊저녁’으로 줄여 쓰는 것처럼 단어의 끝 모음이 줄어지고 자음만 남은 것은 그 앞 음절에 받침으로 적는다고 나와 있다.

또한 ‘개었다’를 ‘갰다’로 줄여 쓰는 것처럼 ‘ㅐ, ㅔ’ 뒤에 ‘-어, -었-’이 어울려 줄 때에는 준 대로 적고 ‘뜨이다’를 ‘띄다’로 줄여 쓰는 것처럼 ‘ㅏ, ㅕ, ㅗ, ㅜ, ㅡ’로 끝난 어간에 ‘-이-’가 와서 각각 ‘ㅐ, ㅖ, ㅚ, ㅟ, ㅢ’로 줄 때에는 준 대로 적는다.

이상의 준말 규정에 따라 ‘내일’은 ‘낼’로, ‘제일’은 ‘젤’로, ‘왜인지’는 ‘왠지’로 줄여 쓸 수 있다. 그러나 ‘세젤귀’, ‘피꺼솟’, ‘글설리’, ‘복세편살’ 등은 준말 규정에 따라 모음을 축약한 것이 아니라 임의로 음절을 탈락시켜 신조어를 만든 것이어서 표준어로 인정받을 수 없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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