損없는 달 이장ㆍ수의 장만 풍습
개장 후 화장… 납골당 안치 대세
화장 수요 집중 주말 예약 대란

3년 만에 돌아온 윤달을 맞아 대구ㆍ경북지역 화장장에 예약 대란이 벌어지면서 개장유골 화장을 계획한 유족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18일 대구 및 구미시설공단 등에 따르면 윤달(24일~7월22일) 기간 개장유골 화장 예약률은 주말 100%, 평일도 80~90%에 이른다. 전국 지자체가 운영하는 추모공원(화장시설)은 평소 15일 전부터이던 개장유골 화장 예약을 윤달 기간에 한해 한 달 전부터 받고 있다.
5기의 화장로를 보유한 대구명복공원은 개장유골 화장을 평소 2회(10구)에서 3회(15구)로 늘렸으나 예약분을 모두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구미시추모공원도 5기의 화장로의 유골 화장 횟수를 하루 2회(10구)에서 4회(20구)로 늘렸지만 주말은 물론 평일도 예약률이 70%를 넘었다. 개장유골 화장예약건수로 따지면 평소 10배가 넘는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윤달은 양력보다 1년에 11일 가량 짧은 음력의 책력과 계절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19년에 7달을 1년에 한번 더 넣는다. 윤달은 하늘과 땅의 신이 사람에 대한 감시를 쉬는 시간으로 불경스런 행동을 해도 신의 벌을 피할 수 있다는 속설에 따라 이장이나 수의장만과 같은 상사(喪事)와 관련된 중요한 일을 많이 하는 편이다.
화장 예약 대란이 벌어지면서 주말 등에 맞춰 개장 계획을 세운 유족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박모(56ㆍ경북 구미시)씨는 “할아버지 산소 가는 길이 험하고, 관리도 여의치 않아 유골을 화장 후 가까운 납골당에 모시려고 집안 식구들이 내달 1일에 모이려고 날을 잡았는데 화장장 예약이 되지 않고 있다”며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여서 혹시 예약취소 소식이 없으면 다음 기회로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미시추모공원 관계자는 “관리가 힘든 무덤을 없애고, 화장하려는 유족들이 늘면서 평소에도 손 없는 날에는 개장유골 화장이 많은 편”이라며 “윤달을 맞아 가동 횟수를 더 늘리고 싶어도 설비 손상 문제가 있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 추종호기자 c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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