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담아내는 플랫폼도 변화하고 있으며 퍼포먼스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기존의 담론은 아직 느리고 더디다.
지드래곤은 자신의 솔로앨범 '권지용'은 USB 형태도 발매했다. USB를 컴퓨터에 연결하며 특정 사이트가 뜨고 수록곡을 내려받는 형식이다.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는 이를 두고 음반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고, 이 때문에 가온차트에 음반으로 집계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지드래곤은 "누군지도 모르는 어떠한 사람의 결정에 따라 나의 작업물이 겨우 '음반이다/아니다' 로 나누어져야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이냐고 문제를 제기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물론 장단점이 있겠지만 테이프에서 시디로 다운로드파일로. 지금도 겉 모습의 형태는 계속해서 바뀌고 있는데 정작 제일 중요한 건 시간과 세월 속에서도 변치 않는 귀와 마음에 담길, 머릿속에 추억될 좋은 노래와 가사가 전부 아닐까?"라며 자신의 음반 논란에 대해 생각을 말했다.
이어 NCT127의 신곡 '체리밤'은 KBS의 가사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가사수정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NCT127은 가사를 수정하지 않았다.
소속사 측은 "가사를 수정하면 원곡의 느낌을 살리지 못해, 아쉽지만 수정하지 않고 타이틀 곡 무대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신 KBS와 협의해 수록곡 '0 Mile' 무대만 선보인다"고 밝혔다.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KBS 측의 심의는 더욱 까다롭다. KBS 측은 폭력적 묘사가 담겼다는 이유로 '체리밤'의 가사가 부적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실제로 NCT127의 음악이 담아내고자 하는 지향점은 폭력적 세계관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므로 NCT127 또한 가사를 수정하지 않았다.
국내 음악의 폭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꺼려하지 않고 있으며 대중 역시 신선한 음악적 시도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콘텐츠를 다루는 이들은 여전히 조심스럽고 어렵게 대하는 모양새다. 진화하는 음악만큼 받아들이는 이들의 시선 역시 달라져야 하는 때는 아닐까.
명희숙 기자 aud6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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