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이효리가 돌아왔다. 3년 만에 방송을 재개한 이효리는 기존의 예능감뿐만 아니라 ‘힐링’의 기운을 뿜어내며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다.
지난 17일 저녁 방송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효리와 함께 춤을’ 편이 전파를 탔다.
초반 양세형은 처음 보는 이효리를 궁금해 했고, 이효리와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유재석은 “매순간 매년 매달 달라진다. 어쩔 때는 좋다가 어쩔 때는 무섭다”고 말했다. 이효리는 “이제 변했다. 3년 전에 봤지 않냐”고 반박했다. 이에 양세형은 자신 있게 “향수 냄새 대신 자연 냄새가 난다”며 깐족거렸고, 이효리는 “얘는 여기 멤버냐”고 맞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게다가 게스트로 출연한 배정남을 보며 자신이 단독 게스트가 아님에 분노했다. 배정남은 “아니다. 난 0.5(?)다”라며 손을 다소곳이 모았다.
이날 이효리는 화려한 모습 대신 오디 따다 물든 손톱과 편안한 트레이닝복만으로도 대중들을 사로잡았다. 다른 멤버들은 정준하가 머리가 빠져 뒷머리를 옮겨 심은 것을 알고 놀리는데 집중했지만, 이효리의 시선은 달랐다. 이효리는 “다들 아프네. 좀 쉬어라. 머리가 빠질 정도면 쉬어야 한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유재석에게는 “단거 좋아하죠? 그럼 안 된다”고 조언을 하기도 하자 유재석은 “대체 직업이 뭐냐”고 물어봤을 정도였다.
이어 고난도 요가 실력을 뽐낸 이효리는 보통 운동 종류의 하나로 생각하는 요가를 ‘수행’의 관점으로 바라봤다. 그는 머리로 물구나무를 서면서 “머리가 에고(EGO)의 중심이다”라고 설명했다. 나무자세를 잘 하는 양세형에게는 “삶의 어려움이 와도 안 흔들릴 것이다”라고 말했고, 유연하지 못한 유재석에게는 “완벽주의 때문에 자기 자신을 꽉 잡고 있는 것이다. 놔 버려야 한다”며 과거 그에게서 볼 수 없었던 이미지를 선보였다.
대중들이 이효리에게 가장 궁금했던 점은 3년 만에 방송에 돌아온 이유였다. 이효리는 “심오한 얘기”라며 요가 수행을 하면서 자신이 많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그는 “세속적인 것 모두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수련하다 보니까 수행만 하는 것이 진정한 요가가 아닌 것 같다. 날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재밌게 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잊혀 질까봐 조금 무서웠다”며 “맨 위에서 없어지는 건 쉽다. 박수칠 때 떠나는 건 쉽지만 그건 오히려 멋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천천히 내려가는 걸 내가 받아들이면서 아름답게 내려오는 게 맞지 않을까 한다”라며 속 깊은 이야기를 전했다.
물론 많이 내려놨다고 하지만, 예능감과 욕심도 여전했다. 박명수는 “한마디로 텔레비전 나가고, 서울 가고 싶은 것 아니냐”고 물었고, 이효리는 “각 방송사마다 탑 프로그램 하나씩 하려고 한다”며 “난 지금 수련 ‘중’이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효리의 이 말처럼, 이효리는 먼저 MBC의 대표 프로그램 ‘무한도전’으로 방송가에 돌아왔으며, 자신의 이름을 딴 새로운 프로그램으로도 대중을 만난다.
오는 25일 첫 방송되는 JTBC 예능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은 이효리의 두 가지 반전 매력을 모두 선보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방송은 이효리와 그의 남편 이상순이 민박집을 운영하는 콘셉트로, 이효리는 제주도에서의 힐링 라이프와 함께 예능프로그램용의 센스 있는 모습을 모두 선보일 예정이다. ‘연예인들의 연예인’이지만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누구보다 소탈하고 친근함 모습을 선보였던 그가 한층 더 진화된 대중의 아이콘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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