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이 16일 TV토론회를 시작으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6ㆍ26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의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의 투톱인 김무성(6선)ㆍ유승민(4선) 의원이 일찌감치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바른정당 내 3선 이하의 ‘젊은 피’ 중심으로 진행된다.
3선의 김영우•이혜훈, 재선의 하태경, 초선의 정운천ㆍ지상욱 의원 등 5명의 후보는 이날 TV조선이 주최하는 생방송 토론회에 참석해 최근 정국 현안에는 대체로 공감한 반면 대북 현안과 자강의 방법론을 둘러싸고는 이견을 보였다.
후보들은 최근 논란이 불거진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모두가 사퇴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혜훈 후보는 “사퇴로는 부족하고 지명 철회가 돼야 한다”며 “안 후보자는 치료가 필요한 분”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우 후보는 “안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 자격이 없다”며 “어떻게 이런 분이 검찰개혁, 법무부 개혁을 할 수 있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추경예산안에 있어서도 모두 반대를 주장했다. 지상욱 후보는 “공공일자리를 늘리면 그리스처럼 될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미 실리콘밸리처럼 젊은 사람들이 창업할 수 있는 지원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도 “일자리는 창출하는 것이지 세금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장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중에 올 여파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보들은 자유한국당ㆍ국민의당과의 연대론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다만 후보별로 자강론에 대한 세부 전략에는 이견을 보였다. 이 후보는 "바른정당은 태어난 지 반년도 안 되는 신생정당으로 지금은 그런 얘기(연대론)를 할 때가 아니라 저희가 튼튼하게 서야 할 때"라며 "안보는 보수라는 점에서 국민의당은 우리와 합당할 정당이 아니고, 자유한국당은 낡은 보수가 혁파되지 않으면 연대가 어렵다"고 말했다. 하태경 후보는 ‘보수 원탁회의’를 주장한 김 후보와 각을 세우며 “낡은 보수 한국당과 싸워서 보수의 주도권을 잡는 게 중요하다”면서 “지금은 한국당과 싸워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 후보는 “보수원탁회의에 한국당의 의자는 없다”며 “보수원탁회의를 주장한 것은 잘못된 친박(친 박근혜) 패권주의로 보수주의가 궤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의 보수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어떻게 하면 개혁보수로 국민의 마음을 얻을지 찾아가는 게 원탁회의”라고 답했다.
김 후보와 하 후보는 대북 정책의 방향을 놓고도 충돌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 후보는 “하 후보가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합리적으로 본다고 하고 어떤 때는 김정은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며 “대북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하 의원은 “지금까지 보수가 안보 장사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며 “지금 안보를 강조하면 안보장사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고 반박했다.
바른정당 선관위는 17일 호남을 시작으로 충청, 영남, 수도권을 돌며 권역별 정책토론회를 실시한다. 해당 권역에선 당원선거인단의 온라인 투표(70%)가 실시되며, 이후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30%)를 합산해 26일 당 지도부를 최종 확정한다. 1등은 당 대표로 선출되고, 4등까지 최고위원직을 맡게 된다.
김정현 기자 vitru@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