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국제행사 참석
“아시아 안정과 평화에 기여”
中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한반도 평화 중요성 강조
김동연-샤오제 韓中 재무 면담
사드로 틀어진 관계 복원 시도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남과 북이 철도로 연결될 때 새로운 육상ㆍ해상 ‘실크로드’도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제2차 연차총회’ 개막식에 참석, “아시아 대륙 극동 종착역에 한반도가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은 “끊겨진 경의선 철도가 치유되지 않은 한반도의 현실”이라며 “한반도의 평화가 아시아의 안정과 통합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국제행사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AIIB는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 투자와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중국 주도로 설립된 다자개발은행이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의 일대일로를 완성하는 하나의 ‘축’이 한반도 평화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전날 6ㆍ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사에서 남북 대화와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정부 관계자는 “AIIB가 남북 인프라 구축에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강조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그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아시아의 경제ㆍ사회 발전과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고 개도국과 선진국을 연결하는 ‘교량(橋梁) 국가’로서의 역할과 책임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환경을 훼손하는 개발은 미래에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진뤼췬 AIIB 총재도 “앞으로 환경 측면에서 피해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투자 검토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연차총회에선 한중 재무장관 간 채널도 복원됐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샤오제 중국 재정부장(재무장관)과 면담을 가졌다. 한중 경제수장이 마주 앉은 것은 지난해 7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후 11개월만이다. 앞서 유일호 전 부총리는 3월 독일(G20 재무장관회의), 4월 미국(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 5월 일본(한중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양자회담을 시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껄끄러워진 한중 관계와 무관하지 않다. 그 동안 갖가지 이유로 한중 재무장관 회담에 응하지 않았던 중국이 이날 면담장에 나온 것은 중국의 사드 대응이 달라질 것이란 신호로도 해석된다. 실제 이날 면담은 당초 예정시간(30분)을 훌쩍 넘겨 1시간 가량 진행됐다. 기재부 관계자도 “(이날 면담에서) 김 부총리와 샤오제 재정부장은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양국의 견고한 경제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서귀포=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