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 입원 거부 흉기 난동 40대
경찰 “테이저건의 사인 영향 조사”
정신병원 입원을 거부하며 흉기를 들고 저항하던 40대가 경찰이 쏜 테이저건(전기충격기)에 맞고 숨져 테이저건의 안전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테이저건으로 인한 사망 사례는 외국에서는 여러 차례 보고됐지만,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경남 함양경찰서는 정신병원 입원을 거부하며 낫과 삽을 들고 저항하던 A(44)씨가 경찰이 쏜 테이저건을 맞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병원 도착 직후 사망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함양경찰서 수동파출소는 15일 오후 6시 19분쯤 A씨 어머니로부터 “아들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켜야 하는데 삽과 낫을 들고 위협하고 있다”며 도와 달라는 신고를 받았다. 오후 6시 30분쯤 A씨 집에 도착한 경찰관 2명이 A씨 설득에 나섰으나 A씨는 삽과 낫을 휘두르는 등 1시간 가량 흥분한 상태로 저항했다.
출동 1시간여가 지난 오후 7시29분쯤 추가로 지원 나온 경찰이 테이저건 발사를 경고한 뒤 A씨의 등 부위를 겨냥해 테이저건을 발사했으나 빗나갔다. 곧바로 다른 경찰이 A씨를 향해 테이저건을 발사했고 A씨는 배 오른쪽과 오른팔에 침을 맞고 쓰러졌다. 테이저건은 한 번에 전류가 흐르는 전선이 달린 두 개의 침이 발사된다.
A씨는 몸이 처지는 등 이상 징후를 보여 경찰이 심폐소생술을 한 뒤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8시 20분쯤 숨졌다. 검안 결과는 원인 불명 심정지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 시신을 부검해 테이저건이 A씨 사망에 직접 영향을 줬는지 규명할 방침이다.
경남경찰청은 “안타까운 결과가 발생한 데 대해 깊은 조의를 표하며,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광역수사대에서 직접 수사하고 청문감사실에서 대응과정이 적절하였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함양=이동렬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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