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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쿠바 교역ㆍ여행 일부 제한 미 언론 “아바나서 럼주 못마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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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쿠바 교역ㆍ여행 일부 제한 미 언론 “아바나서 럼주 못마시나”

입력
2017.06.1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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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군 소유 기업과 거래 금지

개별 여행 전면 금지 가능성도

대사관 등 외교적 관계는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쿠바와의 교역과 여행을 규제하는 내용의 조치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2014년 12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쿠바와의 관계 복원을 선언한 가운데 쿠바 남성이 발코니에 미국과 쿠바의 국기를 각각 내걸고 밖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하바나=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쿠바와의 교역과 여행을 규제하는 내용의 조치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2014년 12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쿠바와의 관계 복원을 선언한 가운데 쿠바 남성이 발코니에 미국과 쿠바의 국기를 각각 내걸고 밖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하바나=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쿠바와 외교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쿠바 공산주의 체제에 이익을 줄 수 있는 기업과의 통상을 금지하고 민간 여행도 일부 제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50여년 만에 가까스로 복원한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가 불과 2년 만에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제 아바나(쿠바 수도)에서 럼주를 마실 수 없게 된 것 아니냐”는 자조적 평가를 내놨다.

15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마이애미에서 이 같은 내용의 새로운 ‘대(對) 쿠바정책’을 발표한다. 정책 초안을 보면 가에사(GAESA) 등 쿠바 정부군에 의해 통제되는 기업들과 미국 기업간 거래가 앞으로 금지된다. 가에사는 메리어트 호텔 체인을 포함해 외국 기업들과 공동 사업을 하고 있으며, 쿠바 경제의 60%, 관광 산업에 있어서는 80%를 차지하고 있는 거대 기업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새로운 규제는 기업 간 거래를 여전히 허용하지만, 쿠바군에 이익을 주는 것은 안 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 여행도 기존보다 엄격히 제한될 전망이다. 12가지 범주의 합법적인 이유에 해당한다면 여행이 가능하지만, 개별 여행은 아예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여행을 가서도 할 수 있는 행동에 많은 제약이 생긴다. 폴리티코는 “초안을 엄격히 해석하면 미국인들은 쿠바 대표 정통 럼 브랜드인 아바나 클럽을 못 마시고, 아바나 호텔에조차 묵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관련 기업들이 대체로 쿠바 정부 통제하에 운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을 다녀와서도 여행 기간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상세히 보고해야 하는 등 감시가 강화된다.

상업적 교류와 여행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은 데다 미 대사관을 그대로 두는 등 외교적 관계는 유지하는 방향이어서 당초 예상보다 덜 강경한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폴리티코는 “대사관을 유지하는 등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정부는 2014년 12월 쿠바와의 관계 복원을 선언하며 외교단절 54년 만인 2015년 쿠바 수도인 아바나에 미 대사관을 세웠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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