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은 태국 여대생들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민원이 접수돼 태국 정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16일 현지 일간 더 네이션 등에 따르면 태국 북부에 위치한 치앙그라이 농업기술대 학생 8명이 지난 14일 주한 태국대사관에 이 같은 공식 민원을 접수했다. 이들은 16~22세인 남학생 5명과 여학생 3명으로, 약 3개월 전부터 모교가 중재한 인턴십을 통해 한국 농장에서 일했다.
피해를 주장한 한 여대생은 “지정된 농장에서 일하던 한국 남성 직원들이 우리를 안고 뺨에 뽀뽀했으며 허벅지를 만졌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한국인은 이런 식으로 친근함을 표현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후 한국 여성들에게는 그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여학생들은 당초 딸기 농장에서 일하며 기술을 배우고 싶어 했지만 늦은 밤까지 주로 ‘주부’로 일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은 언어 소통 문제로 피해를 호소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남학생들은 농장 측으로부터 농업 기술 전수와 무관한 노동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축사를 짓기 위한 철재를 옮기는 등 강도 높은 육체노동을 했고 보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결국 인턴십 종료일인 22일을 9일 남겨두고 귀국을 결정했다.
대학과 현지 농업직업교육 당국은 각각 조사위원회를 꾸린 뒤 진상 파악에 착수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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