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1)씨의 국정농단을 방조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정에 처음으로 출석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오후1시40분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 심리로 16일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및강요 등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법원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을 몰랐다는 입장이 유효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잠시 발걸음을 멈춘 뒤 담담한 표정으로 “법정에서 충분히 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시간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재판에 대해선 “안타깝다”고만 언급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검찰 인사와 검찰 개혁과 관련한 질문에는 “재판을 받으러 왔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드릴 자리는 아닌 것 같다”고 즉답하지 않았다. 우 전 수석이 법원에 출석하자 박 전 대통령 재판을 보러 왔던 일부 시민들이 "우병우씨 힘내세요"를 외치며 응원하기도 했다.
우 전 수석 변호인은 지난 2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우 전 수석은 안종범 전 수석과 최순실씨의 비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에게 직접 지시사항을 전달하기 때문에 안 전 수석이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에 관여했다는 점도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재판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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