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사각지대에 있어 매력” 커지는 가상화폐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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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사각지대에 있어 매력” 커지는 가상화폐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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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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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이더리움 30배 상승

폭락한 적은 없어 시장 과열

세금 없고 거래 수수료도 저렴

비트코인 10%가 원화로 결제

금융위, 법적 성격 규정 고심 중

“화폐ㆍ금융상품ㆍ일반 재화 혼재”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공매 땐

국내 기관이 경제가치 인정 첫 사례

주요 가상화폐의 가격과 거래량

최근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이른바 가상화폐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거래가격도 크게 뛰고 있다. 가상화폐를 공식 지급수단으로 인정하지도 않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투자 광풍이 부는 까닭은 무엇일까. 투자자들은 가상화폐가 정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특히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금융당국은 가상화폐의 법적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지 고심 중이다. 금융위는 작년 11월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디지털화폐의 최근 동향과 해외 규제현황 등을 살펴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상화폐는 법정화폐와 다른데다, 금융상품과 일반 재화의 성격도 혼재돼 있다”며 “세계적으로 합의된 공감대가 없어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정부의 신중함과는 달리, 민간의 가상화폐 사랑은 유별나다. 가상화폐 모니터링 사이트 크립토컴페어에 따르면 전 세계에 유통 중인 비트코인의 10.1%, 이더리움의 36.6%가 원화로 결제되고 있을 정도다. 해외에선 일본이 지난 4월 전자화폐를 정식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했고, 호주도 내달부터 비트코인을 화폐로 인정한다. 아직 가상화폐에 대한 법적 정의조차 정리가 안 된 한국에서 일본, 호주를 제치고 가상화폐 투자를 주도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방치’를 오히려 기회로 여긴다. 가상화폐 거래로 거둔 수익에는 세금이 없고 거래 수수료도 0.15% 수준으로 저렴하다. 지난 4월 가상화폐 ‘리플’에 연봉의 3분의 1을 투자한 회사원 배모(30)씨는 “부동산 시장은 규제가 심하고, 주식은 불안정해서 꺼려진다”며 “현금은 있는데 어디에 투자해야 할 지 모르던 차에 가상화폐 시장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조만간 이더리움 투자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가상화폐는 당분간 망하지 않는다’는 투자자들의 맹신도 가격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 올 들어 비트코인은 3배, 이더리움은 30배나 가격이 뛰었다. 가격이 오르기만 하고 폭락한 적은 없어 손해 본 사람도 없다. 지난달 비트코인으로 두 배 이상 차익을 낸 이모(42)씨는 “당시 시장이 너무 과열됐다고 판단해서 팔았는데 너무 일찍 팔아서 아쉽다”고 털어놨다.

실제 가상화폐의 몸값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상화폐가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신뢰가 크다. 개인간 거래 정보를 암호화해 서로 연결시키는 블록체인은 핀테크 산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으로 지난달 비트코인 투자에 나선 회사원 김모(35)씨는 “가상화폐도 투자보다는 기술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성이 보장된 가상화폐가 요즘 각종 범죄에 애용되면서 제도권 진입이 앞당겨지는 측면도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최근 경찰이 범죄수익으로 압수한 비트코인을 공매 처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공매가 진행되면 국내 수사ㆍ공공기관이 가상화폐의 경제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가 된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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