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숙 신임 총장 간담회
“인권센터 통해 여혐도 다룰 것”

김혜숙(63) 신임 이화여대 총장이 학교를 연구와 교육, 생활이 함께 이루어지는 여성 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학내 인권을 증진시킬 수 있는 인권센터 출범 또한 예고했다.
김 총장은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대 총장 공관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독교 정신에 뿌리를 둔 여자대학이라는 것이 우리 학교의 기본적 정체성”이라며 “여성들이 육아와 주거문제, 가사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이대 고유의 교육 및 연구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여대생으로서 이대생들이 받는 부정적인 편견에 대해 “여성폄하ㆍ비하 문화와 맞물린 ‘여혐’(여성혐오)의 대표적 희생자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린 김 총장은 “이화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학생 인권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는 김 총장 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세운 학생인권센터를 통해 이 문제와 더불어 성폭력 문제, 그리고 대학원생들의 인권 문제까지 다룰 계획이다.
김 총장은 지난해 학사비리와 정유라 사태 등이 일어난 이유를 ‘불통’에서 꼽았다. 그는 “총장 선출 과정에서 교수ㆍ학생ㆍ직원ㆍ동문으로 이루어진 4자 협의체가 14회에 걸쳐 의견을 조율한 바 있다”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소통의 구조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소통을 위해서는 “대학평의회에 속한 학생의 수를 한 명에서 여러 명으로 늘리는 방법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본관 점거 사태와 관련해 현재 특수감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 총학생회장에 대해서는 “앞으로 그 문제를 더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교수협의회를 주도하며 해당 학생에 대해 탄원서를 쓰기도 했다. 그는 “현재는 해당 학생 학과 교수들이 변호사비를 지원해주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틀 전 발생했던 연세대 대학원생 사제폭탄 사건과 관련, 김 총장은 교수로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박사학위는 상당히 긴 기간 동안 교수와 학생이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갑을관계일 수도, 권력관계일 수도 있다”면서 “문제가 있을 때 이를 조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완충지대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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