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4세대 V낸드플래시 메모리 ‘물량 공세’에 돌입했다. 세계 최고 기술력에 평택캠퍼스 본격 가동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아직 4세대 낸드플래시 양산품을 내놓지 못한 추격자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15일 4세대(64단) 256기가비트(Gb) 3비트 3차원(D) V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소비자용 SSD와 메모리 카드, 서버 등 낸드플래시가 들어가는 전 제품에 확대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화성캠퍼스에서 양산하는 4세대 V낸드플래시는 올해 1월부터 기업 고객용 SSD에만 들어갔다. 경쟁상대가 없는 현존 최고 성능의 제품이지만 지금까지는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은 탓이다. 이 때문에 구매하려는 기업들이 줄을 서며 4세대 V낸드플래시 영업이익률이 50%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를 발판으로 올해 안에 4세대 V낸드플래시의 월 생산 비중을 전체 V낸드플래시의 절반 이상으로 늘려 급속히 증가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자연히 3세대 V낸드플래시 생산량은 줄어들면서 4세대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게 된다.
정보저장공간(셀)을 64단으로 쌓은 4세대 V낸드플래시에는 초고집적 셀 구조ㆍ공정, 초고속 동작회로 설계 등 3가지 혁신기술이 적용됐다. 48단인 3세대와 저장용량(256Gb)은 같지만 데이터 전송속도가 50% 빨라졌고, 동작전압은 25% 감소했다. 크기도 3세대 대비 70% 수준이라 생산속도는 30%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15년간 3차원 수직구조 V낸드플래시를 연구해 500건이 넘는 특허를 취득하며 기술을 선도했다. 특히 4세대 V낸드플래시 개발을 통해 반도체 하나에 1조개 이상의 정보가 들어가는 ‘테라(Tera) 비트 V낸드 시대’를 여는 원천기술도 확보했다.
경쟁사 중에서는 SK하이닉스가 72단 256Gb 3D 낸드플래시 개발을 지난 4월 완료했지만 양산은 올해 하반기 예정이다. 지난해 비슷한 성능의 제품을 개발한 일본 도시바와 미국 웨스턴디지털도 양산 시점은 올 하반기라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는 당분간 계속된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가 집계한 올해 1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5.4%로 압도적 1위다. 2~4위는 웨스턴디지털(17.9%), 도시바(16.5%), 마이크론(11.9%)이 차지했고 SK하이닉스(11%)는 5위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경계현 부사장은 “앞으로도 차세대 제품을 적기에 개발해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소비자의 사용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란
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데이터가 보존되는 비휘발성 반도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와 하드디스크를 대체하는 보조기억장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등에 폭넓게 쓰인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셀을 수직(Vertical)으로 쌓아 저장용량을 높인 3차원 낸드플래시를 개발해 ‘V낸드’로 상표권을 등록했다. 이후 후발 업체들은 3차원(D) 낸드플래시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