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리 슈틸리케./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대한축구협회(KFA)가 15일 울리 슈틸리케(63ㆍ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경질한 가운데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를 구해낼 소방수는 누가될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이날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성적과 경기력 부진의 책임을 물어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에서 4승1무3패(승점 13)로 2위인 한국은 3위 우즈베키스탄(4승4패ㆍ승점 12)과 불과 승점 1차이다. 한국은 이란(8월 31일), 우즈베키스탄(9월 5일)과 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나, 월드컵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단기간 준비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이미 대표팀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 적임자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거물급 외국인 감독의 영입은 투자 대비 효율이라는 측면에서 그리 좋지 않은 선택이다.
일각에선 국내 프로축구 지도자 경험이 있는 셰놀 귀네슈(65ㆍ터키) 전 FC서울 감독과 세르지오 파리아스(50ㆍ브라질) 전 포항 스틸러스 감독 등 가성비가 좋은 외국인 감독들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축구는 앞서 거스 히딩크(71ㆍ네덜란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외국인 감독들이 실패한 전례가 있어 또 다시 외인을 발탁하기엔 부담이 따른다.
국내 축구계 사정에 밝고 선수단, 코칭 스태프, 축구협회 등과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는 한국인 지도자가 대표팀 감독으로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허정무(62)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와 신태용(47) 전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 정해성(59) 대표팀 수석코치, 최용수(44) 전 장쑤 쑤닝 감독이 하마평에 오른 상태다.
허정무 부총재는 우선 업적 면에선 다른 후보들을 압도한다. 그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 한국 축구를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올려놨다. 선수와 감독, 축구 행정가로서 경험이 풍부할 뿐 아니라 카리스마 있는 축구계 원로로서 선수단 장악도 쉽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 때 정해성 수석코치와 호흡을 맞췄으며 설기현(38) 코치, 기성용(28ㆍ스완지 시티) 등과도 끈끈한 연을 맺고 있다. 다만 2012년 4월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직에서 내려온 후 5년 넘게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던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지난 5년간의 선수 정보, 변화된 축구 트렌드에 얼마나 빨리 맞춰갈 수 있느냐에 대해 의문 부호가 달린다.
신태용(47) 전 U-20 대표팀 감독은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로 슈틸리케 감독과 손발을 맞춘 경험이 있는데다 선수들로부터도 신임을 받고 있지만, 최근 국내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부분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축구계 내부적으로도 2018년 러시아 월드컵보단 현재 20세 전후한 선수들을 성장시켜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나서는 게 더 적합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신 전 감독이 성인 대표팀을 맡게 될 지는 미지수다.
정해성 수석코치의 경우 감독으로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으며 최용수(44) 전 장쑤 감독은 대표팀 지도 경력이 전무한 것이 아쉽다.
이날 사퇴의 뜻을 밝힌 이용수(58) 기술위원장은 신임 대표팀 감독이 갖춰야 할 2가지 자질에 대해 말했다. 그는 "위기관리 능력은 필수다. 꼭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심리를 잘 단련시키고 그것을 경기력으로 끌어낼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아울러 현재 침체된 선수들의 사기를 단시간에 다잡을 수 있는 감독이 발탁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해결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지도자가 결국 대표팀 신임 감독으로 안성맞춤이라는 얘기다.
파주=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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