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1~3월) 국내 제조업체들이 모처럼 훌륭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2014년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던 국내 제조업 매출이 3년 만에 상승으로 돌아선 건 물론, 수익성도 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 등 주력 산업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17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 1~3월 국내 기업(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수익성은 개선되고 부채비율은 크게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국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7.9%를 기록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기업이 벌어들인 총수익으로 기업 성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 지표는 2014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10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다 지난해 4분기 0.8%로 소폭 반등에 성공했고 올 1분기에 크게 뛰었다. 특히 1분기 7.9%는 2012년 1분기(10.4%) 이후 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그간 저조한 실적으로 내리막을 걷던 제조업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1분기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9.3%였다. 2014년 1분기(1.0) 이후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건 물론 2012년 1분기(9.7%)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석유화학(21.2%), 기계·전기전자(11.7%) 등 주력 수출기업들이 선방한 덕분이다.
매출이 늘면서 영업이익도 뛰었다. 전체 기업의 올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7%로 지난해 같은 기간(5.8%)보다 1.2%포인트나 높아졌다. 특히 제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8.5%였다. 1,000원치 물건을 팔아 85원을 벌었다는 얘기다. 이는 2010년 2분기(9.4%) 이후 7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이다. 비제조업 분야(4.9%)에선 건설기업들이 1분기 6.9%를 기록해 그나마 높은 수익을 거뒀다.
기업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이 크게 개선되면 국내 경기 회복에도 긍정적이다. 국내 기업의 성장을 기대한 외국인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올 1분기 기업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차이는 여전히 컸다. 올 1분기 대기업(7.2%)과 중소기업(6.2%) 간 영업이익률 차이는 1%포인트다. 지난해 1분기(대기업 5.9%·중소기업 5.4%)와 비교하면 영업이익률 격차가 0.4%포인트에서 더 벌어진 것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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