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13% 급증 73만5000명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
취업난에 준비기간 길어진 탓
청년 4명 중 1명 사실상 실업자
공식통계에 실업자로 잡히지는 않지만, 실업자와 형편이 크게 다르지 않은 ‘취업준비생’의 숫자가 처음으로 70만명을 넘어섰다. 청년실업이 그만큼 심각해 졌고, 청년들이 학교를 졸업한 뒤 실제 직장을 잡기까지의 기간이 계속 길어진다는 의미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취업준비자로 분류된 사람의 수는 7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5,000명(13.0%)이나 급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5월을 기준으로 보면 2005년 48만4,000명이었다가 2008년 61만7,000명으로 늘었고, 이후 50만명대를 유지하다가 2015년 다시 60만명대(60만9,000명)에 진입했다.
여기서 말하는 취업준비자는 당장 직장을 구하고 있지는 않지만 ▦취업을 위해 고시학원 또는 직업훈련기관에서 수강을 하거나 ▦학원ㆍ기관 수강 외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의 합계다. 취업준비자는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에 속하기 때문에, 취업준비자가 많다고 해서 실업률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취업을 희망하는 상황에서 실제 취업이 잘 되지 않아 준비기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이들 중 상당수는 사실상의 실업자로 무방하다.
취업준비자 숫자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청년층이 취업 하기가 상당히 어렵고 실제 졸업 후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이 계속 길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청년층 실업률은 9.6%로 1년 전과 같았지만,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취업을 희망했다가 일자리가 없어서 구직을 하지 않은 사람) 등까지 반영한 실질적 청년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22.9%나 됐다. 청년 넷 중 한 명은 사실상 취업이 안 되고 있다는 얘기다.
졸업 후 ‘백수’로 지내는 기간 또한 길어지고 있는데,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졸업 후 첫 취업까지 소요되는 평균기간은 2015년 5월에 11.0개월이었다가 지난해 5월에는 11.2개월로 늘어났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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