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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스팅어, '스팀어' 된 사연… 런치 컨트롤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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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스팅어, '스팀어' 된 사연… 런치 컨트롤 원인?

입력
2017.06.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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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통해 공유된 스팅어 화재 의심 현장 사진(좌)과 영상(우).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통해 공유된 스팅어 화재 의심 현장 사진(좌)과 영상(우).

국내는 물론 해외 모터쇼를 통해 디자인과 사양이 공개 된 이후 연일 주목 받는 신차로 떠오르던 기아자동차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가 이달 초 본격적인 고객 출고와 함께 '화제의 차'에서 '화재의 차'로 악재를 만났다. 일부에선 차명 '스팅어(Stinger)'와 어감이 비슷한 '스팀어(steamer)'라는 별명까지 더해진 모습이다.

이유인 즉 지난 9일 스팅어의 엔진룸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연기가 피어 오르는 화재 의심 현장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과 동영상 채널 '유튜브' 통해 올라온 이후 빠르게 공유되면서다. 당연히 영상과 함께 기아차 신차 품질에 대한 의구심은 또 다시 수면으로 떠올랐다.

해당 사진과 영상은 붉은색 컬러의 스팅어 한 대가 도로에 정차된 채 한 남성이 엔진룸 쪽으로 소화기를 분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 속 스팅어는 엔진룸 쪽에서 하얀 연기를 내뿜고 경찰차까지 출동한 모습에서 당시 긴박한 상황을 엿 볼 수 있다. 이어 출동한 소방차에서 내린 소방관들은 스팅어의 엔진룸 커버를 제거 후 소방수를 분사하는 모습도 담겼다.

해당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 인근 현장. 김훈기 기자
해당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 인근 현장. 김훈기 기자

공개된 사진과 동영상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스팅어의 화재 의심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동 인근 도로로 확인됐다.

이날 출동한 관련 소방당국에 따르면 “오후 4시경 신고를 받고 출동 후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부분 자체 진화가 이뤄진 상태였다”며 “불길이 난 흔적은 찾을 수 없었고 연기만 날 뿐이었다”라고 말했다.

보다 자세한 당시 현장 상황을 알아 보기 위해 스팅어의 차주를 수소문한 결과, 사고 차량은 지난 2일 신규 등록된 차량으로 확인됐다. 또 사고 현장 도로와 맞붙은 기아차 A대리점에서 시승차로 이용 중이던 모델로 확인됐다.

해당 대리점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하면서도 “약 20여분간 시승을 하고 돌아왔던 차량에서 갑자기 연기가 발생하자 동승한 직원이 급한 마음에 소화기를 뿌린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런치 컨트롤 기능을 지속적으로 테스트 했던 과정에서 미션오일 일부가 누유 되면서 차체 내부 과열된 부품에 붙어 연기가 발생한 것 같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그는 “런치 컨트롤 기능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버러진 일이다”라며 “보다 자세한 원인은 해당 차량에 대한 조사가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어 그 결과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화재 의심 사고가 발생한 도로 인근에는 기아차 대리점이 위치하고 있었다.
화재 의심 사고가 발생한 도로 인근에는 기아차 대리점이 위치하고 있었다.

한국일보 모클팀은 지난 13일 해당 사진과 영상이 촬영된 현장을 직접 찾아 당시 상황을 조금이나마 유추해 봤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의정부에서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업시설이 새롭게 들어선 곳으로 비교적 정비가 잘 된 도로와 한적한 교통량을 보였다.

해당 사진과 영상을 통해선 좁은 골목길을 비추고 있어 런치 컨트롤 기능을 테스트 하기에 부족해 보일 것 같던 상황은 현장 방문을 통해 의외로 주변 교통량과 도로 사정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또 해당 사고가 발생한 스팅어가 정차되어 있던 장소에는 도로에 여전히 기름 얼룩이 남아 당시 상황을 엿 볼 수 있었다.

이번 사고와 관련 기아차 관계자는 “해당 사고와 관련해 확인 결과, 비정상적인 런치 컨트롤 사용으로 인해 미션 오일 온도가 급격히 상승해 발생된 경우이며, 정상적인 런치 컨트롤 사용 조건에서는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또한 “매뉴얼을 통해 런치 컨트롤 작동 시 주의사항 등을 알리고 있다”라고 15일 오후 답변해 왔다.

사고 현장에는 여전히 스팅어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름 얼룩이 남아 당시 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사고 현장에는 여전히 스팅어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름 얼룩이 남아 당시 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한편 해당 사고와 관련해 기아차의 명확한 사고 원인에 대한 해명이 있기 전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차량 결함에 대한 추측과 신차 내구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또한 고성능 차량에 주로 탑재되던 런치 컨트롤 기능에 대한 갑론을박 역시 펼쳐졌다.

주된 내용으로는 “예열과 냉각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엔진과 미션에 무리가 가는 런치 컨트롤 기능을 지속하면 어떤 차량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과 “차량에 무리가 간다면 이전에 자체제어가 되거나 경고 문구로 운전자에게 주의를 시켜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다.

런치 컨트롤은 정차된 차량이 급가속을 할 때 바퀴에 지나친 미끄러짐이 발생하지 않으면서도 동력은 최대 수준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최적의 순간을 설정하는 기능으로 동력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빠른 가속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기아차 스팅어에는 국산차 최초로 해당 기능이 탑재됐으며 3가지 파워트레인 중에서도 3.3 터보 가솔린 모델에서만 런치 컨트롤 기능이 활성화 된다. 스팅어 3.3 모델은 이로 인해 100km/h를 4.9초만에 도달할 수 있는 폭발적 가속력을 자랑한다.

김훈기 기자 hoon14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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