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만 명 이용 동대구역
주차장은 300대분도 안돼
입구 대기 중 열차 놓치기 일쑤
728대 규모 KTX포항역 주차장
절반 이상 405대 사유지 임차
갱신 불확실… 주차대란 비상
#1. 대구 달서구에 사무실이 있는 박모(54ㆍ자영업)씨는 최근 서울 약속시간을 넘겨 낭패를 보았다. 급한 마음에 차를 몰고 동대구역에 갔다가 주차장 입구에서 30분 이상 허비하는 바람에 열차 시각을 놓쳤기 때문이다. 박씨는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주차요금이 너무 비싸 역사 주차장으로 갔는데, 입구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바람에 큰 계약이 무산될 뻔했다”며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해도 불가피하게 차를 몰고 갈 수도 있는데 언제까지 이래야 하나”며 분통을 터뜨렸다.
#2. 사업상 KTX포항역을 자주 이용하는 김모(55)씨는 요즘 고민이 깊다. 들고 다녀야 할 샘플 등이 많고, 집과 사무실에서 포항역까지 대중교통이 불편해 자가용 이용이 불가피한데 내년부터 주차 대수가 지금 절반 밑으로 줄 수 있다는 소식 때문이다. 다른 대체교통편도 마땅치 않아 포항시와 코레일이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주기만 기다리고 있다.
대구와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시 관문역이 주차난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대구는 비싼 주차요금 때문에, 포항시는 이대로 가면 내년 4월부터 KTX포항역 공영주차장이 현재 45% 이하로 줄기 때문이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5월 현재 포항역 주차규모는 728대. 철도시설공단 소유 323면으로 부족해 포항시가 사유지를 임차해 운영하는 405대를 더한 것이다. 평일에도 80%, 주말은 만차여서 바로 대지 못할 정도다. 포항시는 2015년 3월 12명의 지주로부터 10필지 1만3,200㎡의 땅을 연간 7,100만 원을 주기로 하고 3년간 빌려 주차장으로 운영 중이다.
문제는 임차 주차장 임대차계약 갱신이 불투명해지면서 코레일 측 자체 주차장 확충이 절실하지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다는 데 있다. 포항시의 낙관과 달리 지난 2년간 임차부지 공시지가만 3배로 올랐고, 일부 지주는 임대차계약 연장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사 임차계약을 갱신하더라도 단기에 그치고, 임차료도 크게 오를 것으로 우려된다.
사정이 다급해지자 포항시는 철도시설공단 측에 주차장 입체화를 요청했지만 아직 ‘논의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공사 기간에 기존 주차장 이용이 불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한시가 급하지만 공단 측은 아직 사업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포항역을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작게 지은 때문이다. 일부 지역 코레일역 이용객이 지나치게 적어 유령역사 비난이 일자 포항역은 역사규모와 주차장을 축소했다. 포항역 건축연면적은 4,326㎡로 2010년 개통한 신경주역(1만9,309㎡)의 4분의 1도 되지 않는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포항역은 법정 주차대수보다 많은 주차면수를 확보했는데도 이용객이 많아 부족하다”며 “주차빌딩 건립 등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하루 5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동대구역은 주차공간은 충분하지만 비싼 요금 때문에 주차대란이 벌어지는 케이스다.
하루 최대 주차요금이 1만5,000원인 동대구역 자체 주차장은 300대가 채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오전 9시가 되기 전에 다 차기 때문에 주간에는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를 모르거나 혹시나 하고 급한 마음에 차를 몰고 나온 승객들이 종종 낭패를 보는 이유다.
3,000대나 댈 수 있는 복합환승센터 주차장은 주말에도 절반 이상 비어 있지만 하루 주차요금이 최대 14만1,000원에 달해 열차 이용객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최초 30분만 무료이며 이후 10분에 1,000원씩, 무한대로 부과하는 체계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측은 “지난해 말 백화점이 개점했으나 동대구역고가교 개체공사가 올 연말까지 계속되기 때문에 환승센터 주차장 이용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며 “공사가 끝난 뒤 주차요금 체계를 재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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