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여성 비하 발언 논란 두고 여론 반발 거세
민주당 내부 “문제 있는 걸 어떻게 방어하냐” 당혹
청와대, 자진 사퇴 가능성 일축 “청문회까지 지켜보자”
도덕성 논란이 불거진 조대엽 고용노동부,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여권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조 후보자의 음주운전 경력과 안 후보자의 여성 비하 논란에 대해 여론의 반발이 심상치 않고, 이를 정면 돌파할 뾰족한 수도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두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와 관련해서 ‘유구무언’이라며 공개적 입장 표명을 꺼렸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을 있다고 호도하면 디펜스를 하겠지만, 문제가 있는 것을 우리가 디펜스 할 수 없지 않느냐”(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반응에서 보듯, 민주당이 총대를 메고 엄호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기류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저분은 안 되겠다’ 이렇게 판단하면 저희들도 고집 피워서 그렇게 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음주운전은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5대 비리’보다 더 큰 흠결 사유”라고 밝힌 바 있고, 안 후보자가 지난해 출간한 ‘남자란 무엇인가’ 저서에서 보인 여성관에 대해서도 “전체 맥락을 따져보더라도 불편함을 주는 것”이라는 게 여성 의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이날 조 후보자는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불법 영리 활동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돼 자질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조 후보자는 2012년부터 ‘한국여론방송’과 ‘리서치 21’의 사외이사를 지냈으나 고려대 측에 겸직신고를 하지 않아 명백한 사립학교법 위반”이라며 “특히 조 후보자가 공동발기인으로 참여한 한국여론방송의 경우 직원들 임금 3,000여 만원을 체불해 진정서가 접수된 상태”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 측은 “금전적 이익을 받았거나 경영에 참여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당은 일단 “청문회까지는 가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자진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하고 있다.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역시 후보 지명 이후 각종 의혹이 쏟아졌지만, 청문회에서 적절한 해명으로 여론이 반전됐다고 보고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실제 안 후보자의 여성 비하 논란과 관련해선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 “책의 일부 내용만 발췌한 악마적 짜깁기 편집”이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한 교수는 “그 책은 노장년 꼴통 남성들을 잠재적 독자로 여기고, 소위 남성이란 인간 속에 들어있는 수컷다움을 비교 풍자 각성시키고 함이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 청문회를 거친 뒤 국민 여론이 판단하지 않겠냐”며 “자진사퇴는 지금 상황에서 말할 단계는 전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안 후보자는 이날 법무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전체 맥락을 봐달라”며 “남성 지배체제를 상세히 묘사하고 비판하려 사용한 표현들”이라고 해명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