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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투수 교체, 19세 오윤성이 받은 충격은 누가 감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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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투수 교체, 19세 오윤성이 받은 충격은 누가 감쌀까

입력
2017.06.1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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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오윤성이 13일 고척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넥센 오윤성이 13일 고척 NC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고척 넥센-NC전. 넥센이 5-4로 앞선 3회초 마운드에 오른 19세 고졸 신인 투수 오윤성(넥센)은 외로웠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한 갑작스러운 등판인데다가 팀이 근소한 리드를 지키고 있는 상황은 이제 막 1군 5경기 밖에 나서지 않은 신인에게 무거운 짐이었다.

몸이 덜 풀린 탓에 볼 8개를 연거푸 던져 3번 박민우와 4번 박석민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5번 모창민을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잡고 한 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연속 안타와 볼넷, 몸에 맞는 볼 등으로 무려 7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선수는 흔들리고, 경기 흐름은 넘어갔는데 벤치는 지켜만 봤다. 그렇게 3회 아웃카운트 세 개를 잡는 데 공 53개를 던지고 마운드에서 쓸쓸히 내려갔다. 한 동료 선수는 “보고 있는데 안타깝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4회초에 공 7개로 삼자범퇴로 막고 총 60개를 던지면서 2이닝 7실점 패전 투수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은 오윤성은 14일 1군에서 말소됐다.

루키 투수의 상처는 원칙을 지키지 않은 심판진과 초반 승부처에서 1군 경험이 있는 불펜 자원이 아닌 투수를 선택한 수장의 선택에서 비롯됐다.

이날 넥센은 사이드암 선발 한현희(24)가 갑작스러운 팔꿈치 통증 탓에 2이닝만 소화하고 내려가자 좌완 금민철을 올렸다. 투수가 파울 라인 안쪽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일단 한 타자를 상대해야 했지만 부상으로 인한 것이라 투수 교체가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규정에 따르면 같은 유형의 투수가 나와야 하는데 넥센은 사이드암이 아닌 왼손 투수를 올렸고, 심판진이 이의를 제기하자 오른손 정통파 오윤성을 올렸다. 원칙대로라면 사이드암과 오른손 정통파는 유형이 다르다. 한현희가 한 타자를 상대하고 내려가거나, 넥센 엔트리에 있는 다른 사이드암 신재영이 올라와야 했다.

따라서 심판진이 오윤성으로 교체하도록 놔둔 것은 규정을 잘못 적용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경기 후 심판진 조장이었던 김병주 심판은 “(한현희 이후) 사이드암이 올라와야 한다는 규정은 알고 있었다”며 “다만 남은 사이드암이 선발 신재영이다 보니 배려 차원에서 그렇게 했다. 규정을 잘못 적용한 것에 대해선 인정한다”고 사과했다. 이에 KBO는 심판 3조 팀 전체에 벌칙 내규 심판 제1항에 의거,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했다.

투수 교체 권한을 가진 장정석 넥센 감독도 당시 상황에서 오윤성을 선택한 것에 대해 “어쨌든 결과는 감독 책임”이라며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하영민은 던질 수 없는 상태였고, 부상 선수들도 있어 중간 투수들이 넉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윤성을 이튿날 바로 1군에서 말소한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공을 던지기도 했고, 최근 구위도 좋지 않아 2군에서 재정비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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