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재정 부담 지적에
“젊은이들 근본 대책 세워 줘야”
“현행 세수 구조 개선해
지방 재정자립도 높일 것”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열린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공공일자리 확충과 지방분권 등 정책 현안에 대한 검증이 주를 이뤘다.
김 후보자는 추가경정예산의 핵심인 공무원 17만4,000명 증원에 대해 “상황이 급박하니 국가가 긴급처방으로 마중물을 부어 줘야 노동시장의 숨통이 트지 않겠느냐”며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이 시ㆍ도지사를 만나 강조한 지방분권에 대해서는 “지방분권으로 진정한 지방자치를 이루고 전국이 골고루 잘사는 균형 발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청문회는 일부 껄끄러운 질문도 나왔지만 대체로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 후보자가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권의 마당발로 통하는 데다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지난 총선에서 대구에서 당선된 상징성을 감안해 동료 의원들이 예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첫 질의자로 나선 황영철 바른정당 의원은 “2000년 원외위원장으로 한나라당 미래연대에서 활동할 때 김 후보자가 용돈을 손에 쥐어준 기억이 있다”고 인연을 소개했고,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내정됐다는 얘기를 듣고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국당 소속 유재중 위원장은 1차 질의를 마친 뒤 “장관 후보 임명을 축하한다”며 “후보자는 지방자치발전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있어서 어느 때보다 행자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고 덕담을 했다.
본격적인 질의에서도 후보자 개인의 자질ㆍ도덕성 검증보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인 일자리와 지방분권 관련 정책 검증이 주로 이뤄졌다.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은 “이번 정부 추경은 수요 조사도 없이 공무원 증원을 하면서 인원도 무 자르듯이 편성했다”고 비판했고, 유민봉 한국당 의원은 “공무원 연금 개혁으로 30년간 겨우 333조원을 어렵게 절감해놓고 17만명을 더 뽑으면 30년간 576조원이 들어가는데 해당 부처 장관으로서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청년실업으로 1991년부터 1995년생까지 젊은이들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주지 않으면 노동시장에서 도태돼 가는 안타까운 상황이고 긴급처방이 필요하다”고 공무원 증원을 옹호했다.
김 후보자는 지방분권의 핵심이 지방재정확충이라는 여당 의원들의 지적에 “현행 중앙과 지방 간 8대 2 수준의 세수 구조를 개선해 지방 재정자립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헌을 통해 분권과 국토 균형 수준을 일시적인 것이 아닌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이날 일부 야당 의원들이 제기한 부동산 투기와 탈세, 위장전입 등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지난 1999년 연세대 석사학위 논문 표절 논란에 대해서는 고개를 숙였다. 김 후보자는 “2014년 연세대 연구진실성 위원회로부터 재심사를 받았고 고의성이 없어 보인다고 해서 논문 취소를 당하지 않았지만 현재 기준으로 보면 표절 의혹이 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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