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14일 쓰나카와 사토시 일본 도시바 사장과 만나 해외 원전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부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도시바는 영국 무어사이드 지역에 총 3.8GW 규모 원전 3기를 건설하는 사업에 참여 중인데 이 사업의 개발사인 누젠(NuGen) 컨소시엄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파산 신청을 한 도시바는 누젠 지분을 매각할 방침을 밝혔고, 한전이 유력한 매수자로 떠올랐다. 조 사장은 당시 기자 간담회에서 “부채ㆍ자본 등 매각 관련 구조가 정해지면 (누젠 인수전에) 가장 빨리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었다.
한전이 누젠의 지분을 사들이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이후 8년 만에 해외 원전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한전은 “양사가 해외 원전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협력을 논의했다”면서 조 사장과 쓰나카와 사장 사이에 오간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조 사장은 이날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도 만나 한국ㆍ중국ㆍ일본을 잇는 동북아 광역 전력망 사업인 ‘수퍼그리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에너지 분야 4차 산업혁명 관련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데 합의했다. 수퍼그리드 사업은 몽골에 태양광, 풍력단지를 짓고 중국ㆍ한국ㆍ일본 서부를 해저전력망으로 연결해 전기를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두 사람은 동북아 수퍼그리드가 미세먼지 감축과 온실가스 저감의 새로운 해결책이라는 부분에 의견을 같이 하고, 동북아시아를 에너지로 연결해 경제공동체 구축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는 데 함께할 것을 협의했다.
한전의 전력사업 빅데이터와 소프트뱅크의 사물인터넷(IoT) 분야 신기술을 융ㆍ복합한 에너지 신산업 개발과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의 협력도 논의했다. 조 사장은 “지금이 전력 분야에서 저탄소ㆍ친환경 발전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골든타임”이라며 “한전과 소프트뱅크가 이런 변화의 중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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