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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은 태지 “갈 곳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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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은 태지 “갈 곳 없어요”

입력
2017.06.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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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등이ㆍ대포 떠난 뒤 스트레스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 위탁 거부

생태 교란 가능성에 방류도 안 돼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이 서울대공원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큰돌고래 태지의 위탁을 거부하면서 태지가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울산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이 서울대공원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큰돌고래 태지의 위탁을 거부하면서 태지가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사육되던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지난달 22일 방류를 위해 제주로 이동한 뒤 홀로 남겨진 큰돌고래 ‘태지’가 갈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은 태지를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으로 보내는 게 최선이라는 입장이지만 고래생태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는 울산 남구청은 태지를 받아들이는 게 어렵다는 의사를 밝혔다.

14일 서울대공원 등에 따르면 서울대공원과 환경·동물단체들은 지난주 회의를 열고 태지를 고래생태체험관에 위탁 형태로 보내는 방안이 최선이라는 의견을 울산 남구청에 전달했다. 지난 9년간 함께 생활했던 친구들이 사라지고, 매일 실시하던 생태설명회에도 참여하지 못하면서 태지가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는 등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고래생태체험관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게 서울대공원과 전문가들 결론이다.

일본 와카야마현 다이지에서 잡혀온 큰돌고래인 태지는 제주에 사는 남방큰돌고래와 종과 서식지가 달라 생태 교란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방류가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렇다고 수익을 목적으로 돌고래 쇼를 하는 사기업이 운영하는 수족관에 보낼 수도 없다. 이에 따라 이미 다이지 출신 큰돌고래 네 마리를 보유하고 있는 공공기관인 고래생태체험관이 가장 적합한 장소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울산 남구청은 올해 초 다이지로부터 큰돌고래 두 마리를 수입했다 한 마리가 폐사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어 또 다시 동물·환경 단체의 이목을 끌면서 태지를 위탁받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해양보호소인 ‘바다쉼터’가 건립되면 태지를 바다쉼터로 보내야 한다는 동물단체들의 주장도 있지만 바다쉼터가 언제 건립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지난 13일 고래생태체험관에서 돌고래 ‘장꽃분’이 새끼 돌고래를 출산하면서 돌고래 추가 반입에 신중해야 하는 현실적 이유도 생겼다.

서울대공원의 입장도 난감하다. 올해 안으로 해양관 개보수를 마치고 ‘돌핀 프리‘(dolphin freeㆍ돌고래가 없다는 뜻) 수족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천명한 상태에서 태지를 마냥 데리고 있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제주대-이화여대 돌고래 연구팀을 이끄는 김병엽 제주대 교수는 “태지가 동료들이 있는 곳에 합류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그렇다고 급하게 보낼 필요는 없다”며 “태지가 제대로 보호받고 적응할 수 있는 곳을 찾을 때까지 서울대공원에서 사육사들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면서 관리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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