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이달 중 LTV 등 규제 수준 재조정 방침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10조원 증가하며 올 들어 월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4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5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1ㆍ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10조원으로, 작년 5월(11조9,000억원)보다는 1조9,000억원(15.9%) 줄었지만 지난 4월(7조2,000억원)에 비해선 2조8,000억원(38.8%)이나 급증하며 올 들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가계대출은 1, 2금융권을 가리지 않고 지난 3월 이후 증가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은행권 대출은 3월 3조원 증가에 이어, 4월 4조6,000억원, 지난달엔 6조3,000억원으로 급증세다. 이는 봄철 이사수요, 이미 승인된 아파트 중도금대출 집행 등의 결과라고 금융위는 분석했다. 특히 지난달엔 가정의 달을 맞아 소비수요가 몰리면서 신용대출이 전달보다 1조8,000억원이나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2금융권 대출 역시 지난달 총 3조7,000억원 늘며 3월(2조5,000억원)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대출 증가세가 가팔랐던 작년보다는 다소 누그러진 수준이다. 올해 1~5월 늘어난 금융권 가계대출은 32조5,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조3,000억원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가계빚 증가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가계빚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정부는 가계부채를 줄이는 차원에서 이달 중으로 대표적인 대출한도 규제인 총부채상환비율(DTI)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 조치를 연장할 지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로선 지난 2년간 느슨했던 규제를 다시 조이되, 일괄 적용보다 지역ㆍ집값 수준별로 기준을 다르게 적용하는 방식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서울 강남과 고가주택에만 깐깐한 규제를 적용하는 식이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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