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 발달장애 3급의 이승민(20ㆍ하나금융지주)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첫 출전의 기회를 얻었다.
이승민은 15일부터 충남 태안의 현대더링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KPGA 코리안투어 카이도시리즈 2017 카이도 골든 V1 오픈에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다. 이승민은 14일 연습 라운드 이전에 열리는 포토콜 행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이승민은 앞서 지난 2일 전북 군산에 위치한 군산컨트리클럽 부안, 남원코스(파72ㆍ7,253야드)에서 열린 2017 제1차 KPGA 투어프로 선발전 B조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공동 10위에 올라 KPGA 투어프로 자격증을 획득 했다. 2014년 9월 KPGA 프로(준회원) 자격을 획득한 지 2년8개월 만으로, 5번 도전 끝에 얻은 결실이다.
자폐성 발달장애 3급으로 5세정도 지능을 갖고 있는 이승민은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당시 워싱턴 소재 주미한국대사관 1등 서기관이던 아버지의 일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특수학교를 다닌 이승민은 아이스하키를 시작했으나 비장애인과의 단체활동이 어려웠고 부상이 잦아서 금방 접어야 했다. 아이스하키 경기가 없는 여름 시즌에 캠프를 통해 접한 골프에 흥미를 느낀 이승민은 곧바로 골프에 빠져 들면서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택했다.
이승민은 지난해 제12회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프로암 대회에 특별 초청됐다. 이승민이 좋아하는 허인회(30ㆍJDX멀티스포츠)를 비롯한 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승민은 이어 제네시스 한국프로골프대상 시상식 2016에서 KPGA 해피프렌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KPGA 해피프렌즈상은 신체, 물리, 환경적 어려움 극복하고 노력하며 사회적 귀감이 되는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당시 이승민은 직접 수상 소감을 종이에 적어 수십 번 반복해서 보고 또 보면서 종이가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준비해 소감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승민의 꿈은 마스터스 출전이다. 또 그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퀄리파잉스쿨에도 매년 응시하고 있다.
한편 이번 대회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우승자 김승혁을 비롯해 최진호, 김형성, 허인회, 김태훈 등이 모두 출전한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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